수의에 얼굴 합성한 대형 사진 불태워…'태극기 맞불' 집회도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5·18 유공자 등으로 구성된 단체 '오월을 사랑하는 모임'(이하 오사모)이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앞을 찾아와 회고록 수사와 관련한 검찰의 출석 요구에 불응한 것을 규탄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5·18 관련 명예훼손을 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4월 유가족과 5·18단체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광주지검이 수사해왔다.
오사모 회원 22명은 이날 광주에서 올라와 집회를 열고 "5·18 학살 주범 전두환은 허위 날조된 망언록에서 자신은 피해자라는 망언을 일삼아 광주시민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그가 소환에 불응하면 즉각 구속 수사해 38년 동안 규명하지 않은 발포 명령자 색출을 비롯한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검찰의 강제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수의를 입은 전 전 대통령의 대형 사진을 세워두고 부탄가스 토치로 불을 붙이는 '화형식'을 벌였다. 불은 현장에 있던 경찰들이 소화기로 곧 진화했다.
한편 이날 오사모가 전 전 대통령 자택이 있는 연희동 골목길의 동쪽 끝에서 집회를 열었고, 100m 가까이 떨어진 반대편 서쪽 끝에서는 보수 시민 70여명이 '맞불' 성격의 집회를 열었다.
대형 성조기와 태극기를 든 이들은 "빨갱이"를 외치며 오사모 쪽으로 접근하려다가 경찰로부터 제지당했다.
전 전 대통령은 검찰의 두 차례 출석 요구를 받았으나 건강상 이유 등을 들어 불응했으며, 진술서만 보내 '5·18은 폭동이고 북한이 개입했으며 헬기 사격은 없었다'는 등 회고록 내용이 사실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불출석 사유가 정당한지를 살펴보며 다시 출석을 요구할지 검토하고 있다.
j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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