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왕세자 "여성이 아바야 입을지 말지 선택해야"

입력 2018-03-1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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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왕세자 "여성이 아바야 입을지 말지 선택해야"
미국 CBS방송 인터뷰…"죽음만이 내 통치 중단시킬 수 있어"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여성에게 전통 옷인 아바야(목부터 발끝까지 가리는 검은색 통옷)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18일(현지시간) 오후 방송된 미국 CBS방송 인터뷰에서 여성 권리와 관련해 "샤리아(이슬람 율법)는 여성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점잖은 옷을 입도록 규정하지만, 이것이 특별히 검은 아바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결정은 전적으로 여성의 몫"이라며 "여성들이 어떤 형태의 점잖을 옷을 입을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무함마드 왕세자는 "우리 사회에는 남녀가 함께하는 것을 금지하는 극단주의자들이 있다"며 "이런 생각은 선지자와 칼리프 시대와는 모순된다"고 주장했다.


무함마드 왕세자의 발언은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에서 파격적으로 평가된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온건한 이슬람 국가를 추구하며 여성의 축구장 입장, 자동차 운전 허용 등 파격적인 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그는 CBS방송 인터뷰에서 권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차기 국왕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무함마드 왕세자는 '무엇이 (사우디에 대한) 당신의 통치를 멈추게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죽음 뿐"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란이 국제사회에서 해로운 역할을 하고 있으며 테러조직인 알카에다의 많은 정보원이 이란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2011년 미군에 사살된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아들이 이란의 지원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작년 6월 왕세자에 책봉된 뒤 미국의 TV방송과 인터뷰를 하기는 처음이다.
그는 20일 미국 워싱턴DC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noj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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