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부산 북항의 자성대부두가 앞으로 얼마나 오래 컨테이너부두 기능을 계속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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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선 전용 부두로 문을 연 이 부두의 임대 기간(30년)이 내년 6월 말로 끝나지만, 계약서에 20년 연장 조항이 있다.
또 자성대부두가 북항재개발 2단계 대상에 포함돼 있고 북항운영사 통합 문제와도 맞물려 있는 등 사정이 복잡하다.
부산항만공사는 20일 "자성대부두 운영사인 한국허치슨터미널이 최근 20년 연장을 신청해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가가 건설한 이 부두는 현재 부산항만공사 소유이며 애초에는 1999년 현대상선이 임대차계약을 맺고 사용하다가 2002년에 허치슨이 운영권을 인수했다.
항만공사와 허치슨터미널이 맺은 계약에는 임대료 체납 등 중대한 위반이 없는 한 20년 연장을 협의한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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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치슨 측은 운영 기간 연장은 당연한 권리이며, 고용 유지와 부산항의 원활한 물동량 처리를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만t급 선박 4척과 1만t급 선박 1척이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자성대부두는 연간 20피트 컨테이너 200만개가량을 처리한다.
부산항 전체 물동량 2천만개의 10%에 해당한다.
항운노조원 530여명과 검수·화물고정 등 각종 항만서비스 업체 직원 등 약 800여명이 일한다.
재개발을 이유로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내년 6월 말 폐쇄한다면 이 인력이 일시에 모두 일자리를 잃는다.
2021년 전에는 부산에 새로 문을 여는 부두가 없는 데다 해양수산부가 2021~2024년에 개장할 신항의 2개 부두(2-4.5단계)를 완전자동화한다는 방침이어서 기존 인력이 설 자리는 사실상 거의 없다.
이 부두가 문을 닫으면 연간 200만개에 이르는 컨테이너를 다른 부두에서 처리해야 하는데 현재 부산항 사정으로는 만만치 않다.
하나의 운영사로 통합한 신선대와 감만부두의 시설로는 감당이 안 되고, 신항의 부두들도 여유가 많지 않아 상당한 체선·체화가 발생해 항만 전체 운용 효율을 떨어뜨릴 것으로 우려된다.
허치슨 터미널 조성환 상무는 "이미 매립을 마친 북항재개발 1단계 구간도 수요가 없어 대부분 빈 땅으로 방치된 상태인데 멀쩡한 부두를 없애 대량 실직사태를 유발하면서까지 재개발을 서둘러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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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만공사는 자성대부두 운영 기간을 어느 정도 연장할 필요성은 인정한다.
항만공사 관계자는 "북항재개발 지역 토지 수요와 물동량 추이 등을 봐가면서 탄력적으로 운영 기간을 정하되 2단계 재개발계획이 확정돼 사업을 시작하기 전까지 연장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사실상 허치슨 측이 주장하는 20년 연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양수산부가 장기적으로 북항의 컨테이너 처리기능을 신항으로 일원화하고 북항 전체를 통합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확정된 기본구상안을 보면 2030년 이전에 부산항대교 안쪽에 있는 자성대부두와 신감만부두를 폐쇄하기로 돼 있다.
자성대부두 운영 기간은 2단계 재개발계획이 확정돼 사업에 들어가는 시기까지 연장된다고 하더라도 그 시기가 언제쯤일지는 예측하기 어렵다.
1단계 사업이 성공을 거둬 토지 수요가 뒷받침돼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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