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3/20/AKR20180320137200005_01_i.jpg)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 내면기행 = 심경호 지음.
한문학자인 심경호 고려대 교수가 선인들이 직접 지은 묘비명와 묘지명 58편을 소개하고 의미를 분석했다. 저자는 죽기 전에 작성한 묘비명과 묘지명을 '자찬묘비'(自撰墓碑)로 통칭한다. 묘비는 무덤 앞에 세우는 비석, 묘지는 무덤 안에 넣는 돌이나 도판을 뜻한다.
자찬묘비는 죽음이 가져올 존재의 무화를 극복하는 방식이었다. 예컨대 박세당(1629∼1703)은 "차라리 외로이 살면서 세상에 구차하게 부합하지 않을지언정 (중략) 끝내 머리 숙이지 않겠으며 마음으로 항복하지 않겠다고 여겼다"며 올곧은 성품을 강조했다.
반면 허목(1595∼1682)은 자신의 삶을 자책했다. 그는 "요란히 성현의 글 읽기만 좋아했지/ 허물을 하나도 보완하지 못했기에/ 돌에 새겨 뒷사람들을 경계하노라"라고 썼다.
이외에도 이황, 강세황, 서명응, 이만수, 정약용, 김택영 등의 자찬묘비를 읽어볼 수 있다.
2009년에 나온 책의 개정판으로, 이정암·남효온·정렴·임제의 묘비명은 빼고 권기·유명천·유정주·전우·유원성의 묘비명은 추가했다.
민음사. 768쪽. 2만5천원.
▲ 익선동 이야기 = 최준식 지음.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는 종교학을 공부한 뒤 한국문화를 연구하는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서울문화지'라는 이름으로 펴낸 첫 번째 책.
60년 넘게 서울에서 거주한 저자는 2003년에 '신서울기행', 2009년에 '서울문화순례'를 펴낸 바 있다. 서울문화지는 문헌에 의존하지 않고 주민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서울문화지의 첫 장소로 선택된 종로구 익선동은 창덕궁 남쪽이자 종묘 서쪽에 있는 지역이다. 일제강점기인 1920년 부동산 개발업자 정세권이 개발해 한옥 단지가 들어섰고, 최근 세련된 카페와 식당이 늘어나면서 인기 있는 장소가 됐다.
저자는 익선동의 역사와 낙원빌딩, 파고다 공원 등 명소를 설명하고 이곳에 한복집과 점집, 모텔, 게이바, 저렴한 이발소와 밥집이 많은 이유를 분석한다.
그는 익선동을 "서울에서 가장 특이한 동네"로 평가하면서 "도심지라는 동네의 지역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것들이 많다"고 강조한다.
주류성. 268쪽. 1만2천원.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