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P "북한, 베트남처럼 미국에 더 가까워질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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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북한과 미국의 직접 대화가 추진되면서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이 외교적 영향력을 잃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캐리 황 수석 칼럼니스트는 20일 "중국은 그동안 한반도 문제를 둘러싸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면서 6자회담을 주도해 왔지만, 이번에 한국과 북한, 미국이 정상회담을 직접 추진하면서 중국은 중재자로서의 영향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캐리 황은 "중국은 오랜 기간 북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적 생명선의 역할을 해 왔지만, 최근에는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면서 북한의 신뢰를 잃었다"며 "한국과 북한, 미국의 직접적인 대화 채널이 구축되면 중국은 앞으로 모든 잠재적인 평화회담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당혹감을 느끼는 이유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만나기 전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라며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마저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더구나 중국은 북핵 해법으로 '쌍중단'(雙中斷·북한 핵·미사일 도발과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동시 중단)을 주장해 왔지만, 최근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자제하면서도 한미 군사훈련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혀 중국에 당혹감을 더해줬다고 그는 지적했다.
캐리 황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과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받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고 한다"며 "공산주의 동맹국이던 베트남이 현재 미국과 더 가까워진 것처럼 북·중 관계도 이와 비슷하게 흘러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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