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동아태 부차관보 20일 대만행…미중 '대만여행법' 충돌양상
방미 가오슝시장 "언어 도발 좋지 않다" 양안 소통 촉구
<YNAPHOTO path='PYH2018032015860034000_P2.jpg' id='PYH20180320158600340' title='시진핑 "어떤 분열행위도 실패할 것"' caption='(베이징 AFP=연합뉴스) 20일 중국 베이징 소재 인민대회당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연설하고 있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어떠한 분열행위도 용납할 수 없다"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강력한 경고에도 미국 고위 관리가 대만을 전격 방문해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1일 사실상 대만 주재 미국 대사관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를 인용,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20일 대만을 방문해 22일까지 머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과 대만 간 상호 교류를 촉진하는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후 수일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중국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대만여행법에 따르면 미 고위 관리들은 대만으로 여행해 대만 공무원을 만날 수 있으며, 대만의 고위관료도 미국을 방문해 미 공무원들과 접촉할 수 있다.
미국은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며 대만과 단교, 대만과의 직접적인 교류를 가능한 한 피하는 정책을 펴왔으나, 대만여행법 서명으로 이러한 정책 기조는 완전히 바뀌게 됐다.
황즈한(黃之瀚)이라는 이름의 홍콩계 화교인 웡 부차관보는 대만 방문 중 미 상공회의소 주최 만찬에 참석해 대만 기업인·관료 등을 만나고, 대만 관료들과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다음 날인 지난 17일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의 최측근인 천쥐(陳菊) 가오슝(高雄) 시장이 미 의원과 관료 등을 만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천 시장은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을 통해 "양안 간에 서로 소통, 왕래가 이뤄지지 않은 채 현 단계 정체를 빚고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중국의 개방 교류를 촉구했다.
천 시장은 "현 상황에서 양안이 서로 말로 도발하는 좋지 않은 방식"이라며 "양안 지도자가 모두 상대 인민의 기대를 이해하고 조화와 화해의 방식으로 양안 관계 발전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미국과 대만의 교류 강화는 시 주석이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연설에서 미 대만여행법과 관련해 강력한 경고를 보낸 시점에 이뤄진 것이어서 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시 주석은 전날 연설에서 "중국 인민은 어떠한 국가 분열행위도 굴복시킬 능력이 있다"면서 "위대한 조국의 한치의 영토도 절대로 중국에서 분리할 수 없고, 분리될 가능성도 없다"고 천명했다.
여기에는 대만과의 교류 수준을 높이는 미 대만여행법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깨는 행위라는 인식이 담겼으며, 중국은 이와 관련해 묵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샤먼대학 대만연구센터의 리페이 부소장은 "트럼프 행정부는 일부러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전인대 기간에 대만여행법에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고조될 때 이뤄진 대만여행법 서명과 웡 차관보의 대만 방문은 중국 지도부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만국립이공대학의 추젠밍 교수는 "웡 차관보의 대만 방문은 미국이 대만여행법을 활용하려고 한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며 "더 많은 미 정부 부처가 이 법을 활용할 때 그 파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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