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보수성향 단체 반응 첨예하게 대립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황재하 기자 = 청와대가 토지공개념을 명문화하고 경제민주화를 강화하는 대통령 개헌안을 21일 공개하자 진보·보수 성향 단체의 반응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진보성향 시민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는 이런 대통령 개헌안의 방향성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삼수 경실련 정치사법팀장은 "토지에 대한 투기나 불평등을 방지하려면 국가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토지공개념이 (헌법에) 들어가는 것은 환영"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토지의 공익적 기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사회·경제적으로 심화한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동산이 투기와 자산증식 수단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가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민주화 조항에 '상생'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는 "상생을 넘어 '공정'도 포함시켜야 할 것 같다"며 "정부가 규제를 할 수 있다는 모호한 규정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규제를 해야 한다'는 강력하고 적극적인 조항도 필요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보수성향 경제단체인 자유기업원(전 자유경제원)은 토지공개념을 명시하고 경제민주화를 강화한 개헌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였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정치에서도 자유가 중요하지만 경제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유가 중요하다"며 "토지공개념과 경제민주화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핵심인 자유와 재산권 원리에서 다소 벗어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원장은 "과거 토지공개념을 불필요하게 끌고 들어와 혼란을 야기한 부동산 정책이 많다"며 "이 개념이 헌법에 명시돼 혼란을 일으킨 정책 강도가 높아지면 부동산 분야 왜곡을 불러일으키고 재산권 원리를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현행 헌법에서도 해석상의 토지공개념이 인정되고 있다는 조국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에도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경제민주화 조항이 강화한 데 대해서도 "경제의 활력을 높이려면 경제민주화보다는 경제자유화가 중요하다"며 "경제민주화는 대부분 정치 논리로 시장을 규율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에 대해서는 지지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그는 "과거 10∼20년 동안 정치권에서 지방분권을 강화한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지만 실제로 강화한 적이 없다"며 개헌안이 논의되는 과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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