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의 NXP 인수 중국이 '몽니'…자국기업 보호조치 요구

입력 2018-03-21 16:22   수정 2018-03-2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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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의 NXP 인수 중국이 '몽니'…자국기업 보호조치 요구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네덜란드의 반도체 회사 NXP 인수를 서둘러 마무리하려는 미국 퀄컴의 노력이 차질을 빚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이번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퀄컴이 국내 기업들을 보호할 추가 조치들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식통은 상무부가 퀄컴이 제시한 대책에 만족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관련업계에서는 퀄컴이 NXP를 인수하면 피해가 불가피하며 따라서 상무부가 승인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소식통들은 퀄컴의 특허 라이선스가 모바일 결제와 자율주행 시스템 등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 각별한 우려 대상이라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가 까다로운 자세를 취함에 따라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 위협에서 벗어난 뒤 독자 생존을 모색하는 퀄컴으로서는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NXP 인수는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추진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둔화 조짐을 보이는 데다 경쟁업체와 거래선들이 퀄컴의 우월적 지위를 뒤엎으려 획책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퀄컴은 반도체 업계에서는 독특한 사업 모델을 갖고 있는 기업이다. 수익의 상당 부분을 특허 라이선스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퀄컴은 지난 2016년 10월 NXP에 인수를 제의했고 투자자들에게는 지난해 말까지 절차를 마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브로드컴의 적대적 인수, NXP 주식을 보유한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의 반대로 인해 복잡한 상황에 빠지고 말았다.
퀄컴은 엘리엇을 포함, NXP의 지분 28%를 보유한 헤지펀드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당초 주당 110달러였던 인수가를 127.5달러로 16% 상향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기 위해서는 중국 당국의 승인도 필수적이다. 퀄컴은 현재 NXP 인수를 위한 승인 대상국 9개국 가운데 중국을 제외한 8개국에서 승인을 받은 상태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시장이지만 아직 이 분야에서는 세계 10위 안에 포함된 기업이 없다. 중국 정부는 이에 따라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국가적 선결과제로 삼고 유망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js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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