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 "러-중 제안 '로드맵' 한반도 문제 해결 협상서 유용성 입증"
(도쿄·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이락 유철종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은 21일 도쿄에서 회담을 하고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이 있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에서의 공동경제활동을 위한 실무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일본 외무성에 따르면 양측은 또 오는 5월 하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는 방안도 확인했다.
특히 양국 외교장관은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 기간에 양국 정상이 모스크바에 있는 러일 문화교류의 해 개회식에 함께 참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라브로프 장관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일본이 배치하려는 지상배치형 신형 요격미사일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가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이지스 어쇼어가 러시아의 안보에 직접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고, 고노 외무상은 "주변국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고 이해를 구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쿠릴 4개섬에서의 공동 경제활동에 대해 "양국 간 협의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양국은 조만간 공동 경제활동을 위한 실무협의 일정에도 합의하기로 했다.
쿠릴 4개섬에서의 공동경제활동 방안은 아베 총리와 푸틴 대통령이 2016년 12월 일본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합의했지만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고노 외무상은 회담에서 "북한 문제 등 러일 간에는 긴밀히 연대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양 국민의 상호 이해를 심화시켜 평화조약 체결로 연결하고 싶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긴밀한 대화는 양국 정상이 합의한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양국 간 관계를 더욱 강하게 발전시키자"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또 한반도 문제의 종합적, 단계적 해결 방안을 담은 러-중 제안 '로드맵'의 여러 조항이 남북한 간에 이미 이루어진 접촉과,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의 틀을 통해 아주 유용한 것으로 입증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는 한반도 핵문제는 물론 동북아 지역 안정과 안보 확보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과정 진전을 위해 관련국 모두의 평화적 행보를 지지해 왔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러시아와 중국이 지난해 7월 함께 제안한 로드맵은 북한이 추가적인 핵·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하고 핵과 미사일의 비확산을 공약하면, 한·미 양국도 연합훈련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1단계에서부터, 북·미, 남·북한 간 직접 대화로 상호 관계를 정상화하는 2단계를 거쳐, 다자협정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동북아 지역 안보체제 등을 논의하는 3단계로 이행해 가는 단계별 구상을 담고 있다.
choina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