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 14억 아파트 특별공급 당첨된 만19세…'금수저 청약' 논란(종합)

입력 2018-03-21 20:26   수정 2018-03-21 20:31

개포 14억 아파트 특별공급 당첨된 만19세…'금수저 청약' 논란(종합)

"사회적 취약계층 내 집 마련 돕는 제도 취지 무색"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분양가가 14억원에 달하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개포8단지 재건축 '디에이치자이 개포' 아파트 특별공급에 1999년생을 비롯해 20대 여러명이 특별공급으로 당첨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회적 취약계층의 내집 마련을 돕기 위한 특별공급 제도가 '금수저'들의 편법 청약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현대건설이 공개한 특별공급 당첨자 명단을 보면 지난 20일 '디에이치자이 개포' 특별공급 선정 결과, 1999년생인 김모(19) 씨가 최연소 당첨됐다.
김 씨는 기관추천 특별공급으로 전용면적 84㎡ 타워형에 당첨됐다.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국가유공자, 장애인, 10년 이상 장기복무 군인, 북한이탈주민 등을 대상으로 각 담당 기관의 추천을 받아 당첨자를 선정한다.
총 105명을 선정한 기관추천 당첨자에는 김 씨 외에도 1994년생, 1991년생 등 1990년대생 2명이 더 포함됐다. 1989년생, 1988년생 등 30세가 안된 이들을 비롯해 1980년대생도 6명이 포함돼 있었다.
기관추천 특별공급 배정물량 119가구 중 부적격으로 탈락한 이들을 제외하고 당첨된 105명 중 14명이 만 40세가 안된 사람들이었다.
이와 관련,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분양가가 3.3㎡당 4천160만원으로 웬만한 가구는 10억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아파트인 데다 중도금 대출까지 막힌 만큼 20대 안팎의 당첨자들이 특별공급을 이용한 '금수저 청약자'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되고 있다.
최소 7억원 이상 현금 동원이 필요한 점 등 분양 대금이 20대 안팎의 나이에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 소득 외에 부모 등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청약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추천 특별공급 최연소 당첨자인 김 씨의 경우도 동·호수에 따라 최소 12억4천900만원에서 최대 14억3천만원에 달하는 분양대금을 납부해야 한다. 계약금이 최소 1억2천만원이고 6차례 나눠서 내야 하는 중도금은 한 회당 최소 1억2천400만원이다. 만 19세 나이에 자력으로 납부하기엔 사실상 불가능한 금액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분양 관계자는 "1999년생 당첨자는 장애인 추천으로 특별공급을 신청했으며 추천기관의 서류 등을 검토한 결과 이상이 없어 신청을 받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특별공급 중에서 유일하게 소득 요건이 있는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는 대다수 당첨자가 30대(103명)이었으나, 20대 당첨자가 7명이나 나왔다.
가장 어린 당첨자는 1990년생(28세)이었고 1989년생(29세)이 6명이었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혼인 기간이 5년 이내인 부부이면서 자녀가 있고 무주택자인 경우에 지원할 수 있다. 또, 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소득보다 낮아야 하고 맞벌이는 120% 이하여야 지원할 자격이 있다.
올해 기준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3인 이하 500만2천590원, 4인 가구는 584만6천903원이다.
이 때문에 20대 신혼부부가 이같은 소득 조건에서 대출도 없이 10억원에 가까운 분양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모 등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역시 '금수저 청약' 논란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처럼 금수저 청약 논란이 이어지면서 특별공급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23일 국토부가 전수조사를 할 예정이며, 그에 따라 특별공급 당첨자 명단이 변경될 수 있다"고 밝혔다.
yjkim8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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