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 30득점…기업은행, 챔프전으로 이끌어
![](https://img.yonhapnews.co.kr/etc/inner/KR/2018/03/21/AKR20180321179500007_01_i.jpg)
(화성=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희진(27·IBK기업은행)이 매디슨 리쉘(25·등록명 메디)을 바라보며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V리그 다른 팀은 절대 안 돼."
메디는 21일 경기도 화성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17-2018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양 팀 합해 최다인 30점을 올렸다.
기업은행은 메디 덕에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25-19 25-17 26-24)으로 꺾고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메디는 특유의 힘으로 상대를 눌렀고, 때론 강타에 대비하는 상대를 농락하는 연타를 코트 빈 곳으로 보냈다.
메디를 바라보는 기업은행 동료들의 눈길은 매우 곱다.
하지만 메디는 다음 시즌 팀을 떠날 확률이 매우 높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와 재계약을 1년까지만 할 수 있다.
2016-2017시즌 기업은행에 입단해 한 차례 재계약을 한 메디는 다음 트라이아웃에 참가해도 기업은행이 보유권을 주장할 수 없다.
김희진은 "메디는 정말 특별한 선수다. 기술도 뛰어나고 힘도 넘친다"며 "이런 선수를 상대하는 건 너무 큰 부담이다. V리그 다른 팀에서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김희진은 메디 손을 잡고 "메디, 넌 어느 리그에서도 잘할 수 있어. 응원할 게"라고 말하기도 했다.
메디는 이런 김희진을 보며 밝게 웃었다.
메디에게도 기업은행은 특별한 팀이다.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우승했고, 이번 시즌에도 우승을 노린다.
그는 "이번 시즌에도 챔프전에 진출해 정말 기쁘다"며 "기업은행에서 치르는 마지막 시즌이라는 걸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좋은 마무리를 하려고 집중한다"고 말했다.
정규리그 내내 팀의 주포로 활약한 메디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지친 기색이 없다.
높이 뛰어올라 강한 공을 때린다.
메디는 "특별한 비결은 없다. 그저 체력이 좋을 뿐"이라고 웃으며 "훈련은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지치지 않는 메디는 정규리그 1위 팀 한국도로공사도 두려워한다.
실제 메디의 공에 얼굴을 맞는 '신체적인 두려움'까지 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현대건설 황민경 등이 메디의 강스파이크에 맞아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
메디는 "내 공에 얼굴을 맞는 선수들이 나오면 정말 미안하다. 하지만 고의적인 건 아니니까 이해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는 메디가 두렵다.
jiks7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