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 김정은 "촌스럽다고 하실지 몰라도 끝나기 전부터 울었어요"

입력 2018-03-21 22:25  

MVP 김정은 "촌스럽다고 하실지 몰라도 끝나기 전부터 울었어요"
FA 이적 첫 해에 우승…감독·동료 선수·남편에 감사




(청주=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우승 못 해본 사람티가 확실히 났다.
21일 충북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 아산 우리은행과 청주 국민은행의 경기.
아직 경기가 끝나려면 1분 정도 더 남았지만 우리은행 포워드 김정은은 울면서 코트 위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김정은은 지난 시즌까지 부천 KEB하나은행에서 뛰다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하나은행 전신 신세계에 입단했지만 한 번도 우승하지 못하다가 이적 첫해에 꿈에도 그리던 우승을 맛봤다.
김정은은 챔피언결정전 세 경기에서 13점을 넣고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돼 기쁨이 두 배가 됐다.
경기를 마친 뒤 "남들이 촌스럽다고 하실지 몰라도 경기가 끝나기 전부터 계속 울컥한 것이 올라오더라"고 웃은 김정은은 "프로 입단 후 13시즌을 치르면서 너무 힘들었던 과정이 생각났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최근 2년간 부상으로 제대로 활약하지 못한 김정은은 "우리은행으로 옮기면서 '한물간 선수'라거나 '퇴물'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그런데 이렇게 우승에 MVP까지 차지하니 더 기쁜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그는 "이전 팀에서도 매년 열심히 했지만 성적과 거리가 멀었고, 최근 2년은 부상까지 겹쳐서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들었다"며 "아마 제가 한창 잘 나갈 때 이적해서 우승했다면 이렇게 기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 선수들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그는 "(임)영희 언니가 훈련이 힘들 때 '이걸 이겨내면 확실한 보상이 기다리고 있다'고 격려해줘서 버틸 수 있었다"며 "(박)혜진이 역시 우리가 개막 후 2연패를 당했을 때 '앞으로 20연승만 하자'며 '언니 때문에 더 우승해야 한다'고 말해줘서 너무 감동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럭비 선수인 남편(정대익 씨)에 대해서도 김정은은 "남편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지만…"이라고 뜸을 들이다가도 "남편이 속한 팀이 한국전력인데 실업 럭비에서는 여자농구 우리은행처럼 나갔다 하면 우승하는 팀"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초반 2연패를 당했을 때 남편이 '그런 우승팀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고 격려해준 것이 큰 힘이 됐다"며 애틋한 마음을 내보였다.




지난 시즌까지 스몰 포워드로 활약하다가 이번 시즌 파워 포워드로 변신, 챔피언결정전에서 국민은행 박지수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낸 그는 "힘든 훈련에 포지션 변경까지 힘든 것이 너무 많았다"며 "하지만 이 팀에 와서 위성우 감독님의 지도력에 누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더욱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무릎 상태가 좋지 못해 곧 수술 날짜를 잡아야 한다는 그는 "앞으로 1주일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잠만 푹 자고 싶다"고 힘들었던 시즌을 마무리했다.
김정은은 "우승을 하고 나면 힘들었던 훈련을 이겨낸 보상이라 행복하지만 바로 다음 날부터 또 훈련할 걱정을 해야 한다고 하더라"며 "오늘이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행복한 고민을 털어놨다.
email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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