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폭탄 맞을 중국, 트럼프 표밭에 보복관세 준비

입력 2018-03-22 09:43  

관세폭탄 맞을 중국, 트럼프 표밭에 보복관세 준비
"정권획득 안긴 대두·수수·생돈 생산지 관세타격"
시진핑 '채찍과 당근' 준비…"정확히 비례하는 후속조치"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미국의 관세폭탄에 직면한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기반에 보복 타격을 준비 중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중국의 이 같은 조치에는 미국 팜벨트(농장지대·Farm Belt) 주들에서 수출되는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도 포함된다.
이 계획은 중국 정부가 미국의 관세폭탄을 회피할 대책을 고심하는 과정에서 최근 몇 주 사이에 윤곽을 드러낸 전략의 일부다.
중국은 통상 보복을 경고하고, 금융부문을 포함한 중국 시장에 미국 시장이 접근하도록 장려하는 양면작전을 대책으로 논의해왔다.


보복 전략은 미국산 대두(메주콩), 수수, 살아있는 돼지 등을 겨냥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은 생산한 대두의 3분의 1을 중국에 수출하는 등 이런 품목을 중국에 가장 많이 공급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중국이 이들 물품에 부과하는 관세의 수준은 미국의 관세가 중국 수입품에 악영향을 미치는 정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이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하는 조치에 따라 계획이 변동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미보복 전략에는 2016년 대통령 선거 때 공화당 후보이던 부동산재벌 트럼프를 지지한 지역들에 타격을 가한다는 계산까지 반영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두와 돼지를 많이 생산하는 상위 10개 주 가운데 8곳에서, 수수 최다생산 10개주 가운데 7곳에서 대선 때 승리했다.
보복 전략은 중국 상무부가 국영기업인 중국량유식품집단(COFCO)을 비롯한 대미 수출기업들을 불러 개최한 지난달 회의 때 제안됐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축소할 때 나타날 영향에 대한 견해를 기업들에 캐물었다.
그 뒤로 기업들은 아르헨티나, 브라질, 폴란드를 미국 대신 대두를 공급할 국가로 검토하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섰다.


WSJ는 백악관이 300억 달러(약 32조원) 수입량에 대한 관세를 포함한 중국에 대한 징벌조치를 22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같은 관세부과는 23일 발효되는 철강, 알루미늄 고율관세와는 별개의 조치다.
소식통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통상전쟁을 피하려고 '당근과 채찍'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책입안에 관여한 한 중국 관리는 "미국의 새로운 관세부과에 대한 중국의 반응은 어떤 방식이든 간에 신중하고 비례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은 보복 전략 이면에 유가증권, 보험업체에 투자하는 외국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을 포함한 양보 전략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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