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자의 수명이 중국과 국제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입력 2018-03-22 10:21   수정 2018-03-22 10:25

중국 지도자의 수명이 중국과 국제사회에 끼치는 영향은
60주년 맞은 하버드대 중국연구소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세계 2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중국의 미래에 대해 이전과 같은 고속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지, 중국 공산당이 지금 같은 합법성과 정당성을 가지고 계속 통지할 수 있을지 등을 놓고 여러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간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미래의창 펴냄)도 중국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미국 하버드대 페어뱅크 중국연구소 전문가들이 올해 연구소 설립 60주년을 맞아 정치, 국제관계, 경제, 환경, 사회, 역사·문화와 관련된 36개 쟁점을 제시하고 이를 설명하는 식으로 중국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전망한다.
여러 쟁점 가운데 아루나브 고지 하버드대 중국 현대사 조교수가 중국 지도자의 수명을 분석한 내용이 흥미롭다.
지도자가 임기 후 자리에서 물러나거나 자주 정권이 바뀌는 의원내각제 국가에서는 지도자의 수명 자체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공직에서 물러난 지도자가 여전히 후계 정치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에서 지도자의 수명이 의미가 있다.
고지 교수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지도자급 정치인이 대중들보다 오래 사는 경향이 있지만, 중국 지도자는 특히 더 평균 수명이 길다. 중국의 지도자는 4명 중 1명꼴로 90세 이상까지 살았지만, 미국에서는 90세 이상까지 산 지도자가 6명 중 1명, 인도는 8명 중 1명, 소련은 10명 중 1명이 채 안 되는 수준이다.
고지는 이를 두고 조직 내부 차원에서는 통치 스타일이나 후계자에 대한 영향력 측면에서 연속성이 유지되고 정책 집행의 지속성에서 다른 국가를 압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대외적으로도 타국 지도자와 협상에서 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도자의 수명이 긴 것은 중국 공산당 내에 조성된 파벌을 고착화하고 지위 고하와 세대를 불문하고 당이나 지도자에 대한 충성심을 유발하는 역할도 한다고 분석한다.
고지가 지적한 내용은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의 문을 열어놓은 상황에서 주목할 만하다.
고지는 "시진핑에 대한 우려가 전혀 근거 없는 시선이 아니라면 최근 그를 중심으로 한 중국 정치권의 묘한 기류는 중국이 권위주의의 전형적 '규범'으로 회귀하는 과정일 수 있다"면서 최고위 지도자의 장수는 중국의 경제·사회·정치적 미래뿐 아니라 국제 사회 전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오랜 반목 관계인 중일 관계에 대한 전망도 있다. '덩샤오핑 평전'의 저자 에즈라 보겔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중일 관계가 단시일 내 극적으로 호전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다.
보겔 교수는 특히 중일 양국이 평화우호조약을 체결한 지, 덩샤오핑이 일본을 방문한 지 40주년이 되는 2018년이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은 이밖에 '중국은 환경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가', '왜 지금도 마오쩌둥이 중요한가', '달라이 라마의 계보는 이어질 것인가', '중국인들이 미국 유학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왜 여전히 문화대혁명에 대해 말하지 못하는가' 등 흥미로운 쟁점들에 대해 알기 쉽게 해석한다. 이은주 옮김. 424쪽. 1만8천원.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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