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기 혁신위, 혁신안 제시 앞서 공개 '반성문' 제출
"박근혜·이명박 구속·소환, 한국당 역할 방기에서 초래"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보수세력의 대표로서 많은 국민으로부터 보수 가치가 부정되고 보수기반이 와해된 것은 씻을 수 없는 과오임을 인정하고 반성합니다."
자유한국당 제2기 혁신위원회(위원장 김용태 의원)는 22일 신(新)보수주의 혁신안 제시에 앞서 반성문을 제출했다.
국정농단 사건에 따른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와 이로 인한 정권교체, 그리고 보수진영 결집력 약화에 대한 처방전을 내놓기 전에 책임을 인정하고 처절한 반성이 선행돼야 한다는 여론에 따른 것이다.
우선 혁신위는 보수세력의 대표로서 한국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데 대해 고개를 숙였다.
혁신위는 이날 공개한 혁신안에서 "대통령과 그 주변이 권력을 사유화하고 집권여당이 특정세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데도 이를 방조하고 굴복함으로써 보수정치가 실패했고, 급기야 탄핵사태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특히 "전직 대통령 구속, 전전직 대통령의 검찰 소환 등 보수정권 전체가 부정되는 지금의 상황은 한국당이 집권당이자 공당으로서의 역할을 방기함으로써 초래됐음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시장경제 수호, 사회혁신정책 제시, 폐쇄적인 당 구조 극복 등에 있어서도 잘못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혁신위는 "한국당은 보수정당을 자임하면서도 시장경제의 가치와 원칙에 소홀했다"면서 "정치적 위기로 인해 혁신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포퓰리즘에 편승했다"며 한국당 스스로 시장 혼란 가중과 경제 주체들로부터의 불신을 초래했다고 자인했다.
또한 "국가 지속가능성의 최대 위협인 인구문제를 포함한 사회구조 변화의 근본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임시방편적 정책으로 일관했다"며 "관성에 매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한국당은 여성과 청년들에 대해 소통 노력이 너무 부족했고 권위주의적 태도로 일관해 남성 중심의 정당, 노쇠한 정당, 기득권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됐음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대표는 이날 혁신안 발표 행사에 참석, "지난해 7월 당을 맡은 이후 한국당이 새롭게 태어나고 국민 여러분 앞에 다시 서기 위해 힘든 8개월을 보냈다"면서 "앞으로 한국당은 신보수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새롭게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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