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봉준 동상 건립 서울시 심의 통과…박정희 동상은?

입력 2018-03-22 16:22  

전봉준 동상 건립 서울시 심의 통과…박정희 동상은?
서울시, 박정희 동상에 전봉준 동상과 같은 보완요구…"역사자문 받아오라"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전봉준 장군 동상처럼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해 설립될 수 있을까?
서울시 공공미술위원회는 지난 21일 회의를 열어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도서관 1층 마당에 설치 예정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안건을 심의했다고 22일 밝혔다.
공공미술위원회는 서울시가 소유한 땅에 세워지는 동상·조형물 등 미술작품을 심의·관리하는 기구다. 심의를 통과해야 동상을 세울 수 있으며, 수정이 필요하다는 심의 결과가 나온다면 이에 맞게 작품을 고쳐야 한다.
이번 회의에서 위원들은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 인물과 동상 건립 장소(마포구 박정희대통기념관 내)의 연관성에 대한 역사적 고증을 3곳 이상의 역사전문자문기관에서 받아오면 다시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반드시 한국근대사학회·동북아역사재단·한국학중앙연구원·독립기념관·국사편찬위원회 중 2곳에서 역사 자문을 받아야 하고, 나머지 1곳의 자문 기관은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이와 함께 동상이 설치되는 장소 주변 이해관계인과 주민 동의, 시민 의견도 제출해야 한다.
이날 박정희 동상과 같이 심의에 오른 전봉준 동상은 이 같은 보완 요구를 모두 충족하고, '조건부 가결' 의견을 받았다.
전봉준 동상이 세워지는 장소는 종로 영풍문고 앞이다. 이곳은 조선시대 죄인을 가둔 감옥인 '전옥서' 터로, 전봉준 장군이 최후를 맞은 곳이다.
공공미술위원회는 전봉준 동상의 좌대 2개를 1개로 수정해 높이를 낮추고, 통행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조건을 내걸어 건립을 허가했다.
계획상 동상 자체의 크기는 1.8m가량이며 좌대를 포함하면 2.8m 정도다. 이번 심의에서 좌대가 수정되면서 높이가 좀 더 낮아지게 됐다.
또 동상 건립 장소와 인물의 연관성에 대한 설명을 패널로 만들어 붙이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1월 '이승만·트루먼·박정희 동상건립추진모임'은 높이 4.2m의 박 전 대통령 동상을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에 기증했으나, 서울시 심의를 거치지 않아 실제 동상이 세워지지는 않은 상태다.
기증식에선 동상 설치 문제를 두고 의견이 갈린 시민들이 충돌하기도 했다.
cho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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