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 메이저리그를 경험하고 돌아온 선수들을 바라보는 사령탑은 달콤한 상상을 한다.
이런 기대가 해당 선수에게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22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미디어데이&팬페스트 행사에 참석한 박병호(32·넥센 히어로즈)와 김현수(30·LG 트윈스)는 감독의 희망 섞인 '예상 성적'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 '박병호와 마이클 초이스가 합해 100홈런을 쳤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박병호가 큰 부담을 느끼더라. 성적뿐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는데, 여러 부문에서 박병호에게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장 감독의 입에서 '100홈런'이란 말이 나오자, 고개를 푹 숙였다.
박병호는 2012∼2015년 KBO리그 홈런왕이다. 2014, 2015시즌 2년 연속 50홈런(2014년 52홈런, 2015년 53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2년 동안 미국에서 뛴 박병호가 KBO리그에 돌아온 순간부터, 홈런왕 판도 예상은 박병호를 중심으로 나온다.
박병호는 "(넥센 홈구장) 고척돔은 정말 크더라"고 홈 플레이트에서 외야 펜스까지 길이가 먼 구장 환경을 언급하면서도 "핑계를 대지 않고 올 시즌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중일 LG 감독은 김현수에게 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장난도 섞었다.
류 감독은 "김현수는 검증된 타자다. 타율 0.350, 안타 150개…. 잠실구장이 크긴 하지만 홈런도 30개 이상을 쳐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는 놀란 표정으로 류 감독을 바라봤다. 그리고 이내 "한 번 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현수는 KBO리그에서 두 차례 타율 0.350 이상(2008, 2009년)을 달성했다. 150안타는 네 차례(2008, 2009, 2010, 2015년) 도달했다. 하지만 한 시즌 개인 최다 홈런은 28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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