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과 골밑 대결에 "예수님 빼고 무서운 사람 없어요"
(인천=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오전 훈련 때 유도훈 감독님이 플레이에만 집중하라고 강조하셨죠."
프로농구 인천 전자랜드의 '골잡이' 브랜든 브라운(33)이 39점-10리바운드의 '더블더블' 활약을 펼치면서 팀을 4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의 8부 능선까지 이끌었다.
브라운은 2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전주 KCC와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PO 3차전에서 무려 39점을 쏟아내며 전자랜드의 100-93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브라운은 말 그대로 던지면 들어갔다. 17개의 슈팅을 던져 10개(3점포 2개 포함)가 림을 향했다. 여기에 19개의 자유투 가운데 17개가 림을 통과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브라운이 '얌전한 경기'를 펼쳤다는 점이다.
브라운은 뛰어난 실력을 자랑하지만, 감정조절이 약한 게 흠이었다. 그러다 보니 파울 트러블에 쉽게 빠지는 데다 독단적인 플레이를 자주 펼치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유 감독은 6강 PO에 들어오면서 브라운과 면담을 자주 하면서 '성질 죽이기'를 강조했다.
브라운은 1차전에서 종료 4초를 남기고 역전포를 터트려 팀의 첫 승리를 이끌었지만 2차전에서는 3쿼터 시작 2분 35초 만에 파울 트러블에 걸렸고, 결국 팀도 패했다.
유 감독은 이날 오전 훈련을 앞두고 브라운을 따로 불러서 파울 관리와 팀플레이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했다.
브라운은 3차전에서 유 감독의 말을 제대로 따랐다. 브라운은 파울을 4개에서 끊었고, 리바운드 10개에 어시스트도 8개나 하면서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보여줬다.
브라운은 경기가 끝나고 난 뒤 취재진과 만나 "오전에 감독님으로부터 다른 것에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만 집중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라며 "반칙 상황을 잊고 자연스럽게 다음 플레이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3쿼터 때 KCC 이정현과 잠시 몸싸움이 있었지만 먼저 이정현에게 다가가 화해하며 분위기를 진정시키는 모습도 보여줬다.
브라운은 "자유투까지도 서두르지 않고 집중하면서 내 폼을 살리면서 시도했다"라며 "절대 서두르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KCC의 하승진과 대결에 대해서는 "나는 예수님 빼고 무서운 사람이 없다"라며 "다음 4차전에서도 내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유도훈 감독도 "브라운에게 경기 초반에는 슈팅하는 척하면서 다른 동료의 움직임을 비켜보라고 주문했다"라며 "브라운의 영리한 패스로 동료의 득점포가 터지면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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