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 이송 고집하다 환자 사망' 의사에 벌금형 확정

'장거리 이송 고집하다 환자 사망' 의사에 벌금형 확정
구급대원 경고에도 40㎞ 떨어진 병원에 이송…법원 "업무상과실 인정"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출산 후 출혈증세로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가까운 병원이 아니라 40㎞ 넘게 떨어진 대형병원으로 이송하다 숨지게 한 의사에게 업무상과실치사죄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3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산부인과 의사 이모(59)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1천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2009년 12월 출산 후 출혈로 상태가 심각한 환자에게 자궁적출술이나 초음파검사 등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은 채 이송을 결정했다.
환자는 이씨의 지침에 따라 40㎞나 떨어진 서울 강남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과다출혈로 숨졌고, 이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이송 당시 구급대원은 수차례 이씨에게 가까운 의정부 성모병원이나 서울 상계 백병원으로 가야 한다고 경고했지만, 이씨는 "강남세브란스 병원에 연락해놨으니 그냥 가라"며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가능한 한 빨리 환자를 가까운 상급병원으로 옮겨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과실이 인정된다"며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0분 내지 30분 안팎 거리에 있는 인근 상급병원으로 이송했더라면 환자는 더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법원도 '이씨에게 과실이 있다'는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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