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여야 모두 '김경수 도지사 출마'에 촉각…결정 임박한듯

입력 2018-03-23 10:44   수정 2018-03-23 12:32

경남 여야 모두 '김경수 도지사 출마'에 촉각…결정 임박한듯
김 의원, 3수로 얻은 지역구 중도 사퇴·보궐선거 부담…내주엔 가부 결정할 듯
민주 후보들 "모두 김 의원에만 관심"…한국당 "김경수 나와도 이긴다"면서 후보 결정은 늦춰




(김해=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6·13 지방선거를 앞둔 경남지역 최대 관심사는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 여부다.
경남지역 지방선거 빅 이벤트인 도지사 선거를 두고 민주당은 물론 자유한국당 마저 김경수 의원 출마 여부를 가장 큰 변수로 두는 다소 특이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들 입장에선 김 의원이 출마할지, 출마하면 경선을 치를지 아니면 계속 거론되는대로 전략공천될 것인지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 속을 끓이는 분위기다.
정작 당사자인 김 의원이나 중앙당에서도 명확한 교통정리를 계속 늦추고 있어 '모호한 나날'이 지나고 있다.
4년전에 비해 정당 지지율이 낮아진 한국당에서도 경남을 전략지역으로 정해놓고 후보 결정을 미루고 있긴 매한가지다.
민주당이나 한국당이나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필승해야할 이유는 넘치지만 정작 카드 공개는 서둘지 않고 있다.
서로 상대 '패'를 먼저 보고 거기에 맞는, 이길만한 패로 응수하겠다는 속셈은 양쪽 모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민주당 후보로는 김 의원 단일카드로 전략공천설이 거론된 것은 오래됐다.
이에비해 한국당 후보론 안대희 전 대법관, 박완수·윤한홍 의원 등 여러 사람이 거론되다가 현재는 윤 의원 카드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이 어떤 패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한국당측 응수는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 여야 정치권 모두로부터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김경수 의원 지역구는 김해을이다.
김해는 한국당 일색인 도내 타 지자체와 달리 유일하게 시장과 두 지역구 국회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도내 대표 야당도시였는데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도내 대표 여당도시로 꼽힌다.
김 의원 지역구에서는 요즘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두세명만 모이면 '김경수 차출설'을 거론한다.
그가 도지사 선거에 나서면 지역구 보궐선거도 치러야 해 여야 간 대진표는 더 복잡해진다.
각 당에서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놓고 벌써 예상 후보를 점치기도 한다.
김 의원은 지난해까지는 "중도에 국회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줄곧 경남지사 선거 출마를 고사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올들어 최근엔 "3월말, 4월 초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심하겠다"며 변화 기류를 보이며 일단 출마 가능성은 열어 놓았다.
지역 민주당 인사들 사이에선 김 의원의 출마 고민이 더 길어져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민주당 소속 한 시의원은 "(현재 뛰고 있는 도지사) 예비후보엔 관심이 없고 온통 김 의원 출마 여부에 더 관심이 쏠려 있어 분위기가 반감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남지사 선거에 나선 당사자들인 예비후보들의 갑갑함은 이들보다 더하다.
공민배 전 창원시장, 권민호 전 거제시장, 공윤권 전 도의원은 이런 애매한 분위기에 반발하거나 한편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이 가운데 공 전 시장은 최근 중앙당을 찾아 경남지사 후보 전략 공천과 김 의원 차출설에 대한 항의성 기자회견을 했다. 나머지 두 사람도 약간씩은 다른 입장을 드러내는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자유한국당은 김 의원의 결심에 따라 후보를 내려는 전략을 노골화하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21일 경남 부산·울산 지역 국회 출입기자들과 간담회에서 "김경수가 나오더라도 우리 당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홍 대표는 또 "김경수 출마로 지역구 보궐선거 생기면 지역구를 뺏기 위해 내가 당 대표를 그만두고 내려갈 수도 있다"고 장담했다.
하지만 김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내 마땅한 대항마가 없다는 점이 한국당의 딜레마다.
그는 "경남지사 공천이 4월 말까지 갈 수도 있다"고 전제하면서 "상대(민주당) 패를 보고 결정하겠다"며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김 의원 지역구에서도 경남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놓고 반응이 갈린다.



지역구 울타리보다 더 중요한 경남지사 선거 출마 필요성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지만, 임기 절반에 지역구를 외면한 중도 사퇴에 따른 반대 목소리도 만만찮다.
김 의원도 도지사 출마 결심에 이르기까지 가장 큰 부담은 지역구 주민들로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내 전국 최다 득표(62.4%)로 당선됐다.
앞서 19대 총선에서는 김태호 의원과 맞붙었고, 2014년 경남지사 선거에서는 홍준표 경남지사와 격돌해 고배를 마신 후 3수 끝에 얻은 초선이다. 그만큼 의미도 큰 것이다.
김 의원 측은 "3월 말까지는 도지사 선거 출마 여부를 밝히기로 한 만큼 이르면 내주 중에는 가부간 결정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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