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와 불화 겪는 5·18재단, 올해 기념사업 흔들리나

입력 2018-03-23 19:13   수정 2018-03-23 19:27

시민단체와 불화 겪는 5·18재단, 올해 기념사업 흔들리나
집행부 구성 급한 불 껐지만…이사장·상임이사 선출 논란 재점화 가능성
"시민단체 도 넘었다" VS "재단 혁신해야"…갈등 심화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5·18기념재단이 이사장 직무대행을 지정하고 차기 상임이사를 선출했지만 두 달 앞으로 다가온 5·18 38주년 기념식이 정상적으로 치러질지 미지수다.
5·18 38주년 기념행사를 위한 지역사회의 한 주축인 지역 일부 시민단체가 재단 운영 방식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5·18기념재단에 따르면 재단은 전날 정기 이사회를 열어 김영진 신임 이사장 내정자가 물러난 자리에 김후식 5·18부상자회장을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김 내정자는 시민단체가 제기한 '밀실추천' 의혹에 이사장 직함을 공식적으로 수행하지도 못한 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사회는 직무대행 체제를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하고자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신임 이사장 선출 절차도 착수했다.
김 내정자 선임 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 측에 이사 파견과 임원추천위 참여를 요청하기로 했다.
재단 이사진은 모두 15명이다. 시민단체는 배정받은 이사 1명을 파견하지 않고 있다.
이사회는 또 지난 23일로 임기를 마친 김양래 상임이사 후임에는 조진태 전 재단 사무처장을 선임했다.
재단은 공개모집을 통해 복수의 후보자를 놓고 서류심사와 면접 등을 진행, 조 전 사무처장을 차기 상임이사로 낙점했다.
'깜깜이 공모'라는 시민단체 지적을 의식한 듯 5시간 30분가량 이어진 회의 상당 시간을 차기 상임이사 선출에 할애했다.
이사회가 상임이사 선출 안건을 다음 회기로 미루지 않은 결정에는 시민단체 주장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아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민단체가 이사 파견과 임원추천위 참여를 거부하고 상임이사 공모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 '깜깜이 공모', '밀실추천' 논란은 다시 불붙을 수 있다.
5·18 38주년을 불과 두 달 남겨두고 기념사업과 추모행사를 함께 추진할 시민단체와의 불화 역시 현재 진행형이다.
재단 이사진은 시민단체가 도를 넘은 비판을 제기한다며 여러 의혹을 직접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또 재단 내부 문건을 시민단체가 입수한 경위를 수사해달라고 고발할 방침이다.
재단설립동지회와 5·18구속부상자회는 의혹의 근거와 진실을 논의하자며 시민단체에 공개토론회를 제안했다.
5·18재단 혁신을 요구해온 광주시민단체협의회,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광주진보연대, 광주민족예술단체총연합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재단을 겨냥해 광주시 특정 감사와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
광주시는 감사 결과 수당 미지급, 특정인 자녀 채용, 5·18 사료기증 관련 불투명한 금액산정, 계약직 채용 남용 등 12건의 개선 사항을 적발했다. 검찰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시민단체가 참여한 제38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도 이사장이 공석 상태인 재단에는 의결권과 발언권이 없다고 주장하며 최근 재단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5·18재단 관계자는 "시민단체 측에서 38주년 행사위원장단 회의가 열리는 다음 달 6일까지 재단이 신임 이사장을 선출하지 못하면 재단을 행사위 구성에서 제외하자고 요구했다"라며 "지금 같아서는 올해 기념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하려야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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