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 지원 저조, 정원의 절반으로 출발…1년간 생활 후 원래 배정 학교로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에서 처음으로 고등학교 자유학년제를 도입한 창원자유학교가 정원의 절반만 입학한 상태에서 순조롭게 운영될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월 29일부터 2월 8일까지 창원자유학교(마산회원구 옛 구암중 소재)가 입학생을 모집했다.
모집 대상은 올해 도내 일반계 고등학교 또는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1학년 진학 예정자였다.
입학 정원은 30명으로 당초 15명씩 두 반으로 나눠 운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초 모집 결과 정원의 23%에 불과한 7명만 지원했다.
이에 도교육청은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두 차례 추가 모집을 실시했다.
1차 때는 5명이, 2차 시기에는 4명이 더 모였다.
이들 지원자 16명은 서류 전형과 면접을 거쳐 모두 합격했다.
이들은 지난 19일 개학한 창원자유학교에서 8명씩 두 반으로 나뉘어 수업을 듣는 중이다.
도교육청은 창원자유학교 정원 미달에 대해 아직 우리 사회에서 일반고 교육과정을 선호하는 풍토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안학교 성격을 지닌 창원자유학교에서는 국어·영어·수학·사회(역사)·과학은 일반고와 유사하게 배운다.
이밖에 시민성 함양(상상경제교실·연극·도예 등)·진로 체험(목공·제빵·마을 방송 등)·묵학(나와 만나기)·삶과 인문학 등 교과를 운영하는 건 차별화된 점이다.
단순히 배우고 암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각종 체험을 통해 자아 발견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 것이 창원자유학교의 목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수업도 일반고와는 다른 형태로 이뤄진다.
일명 '프로젝트 기반 학습'으로, 질문과 과제를 집중 탐구해 지식·기술을 배우고 결과물을 내놔야 한다.
도교육청은 창원자유학교가 이런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입학 희망자들로부터 사교육에 불참하겠다는 서약서를 받기도 했다.
창원자유학교 학생들은 1년간 생활을 마친 뒤에는 원래 배정됐던 학교로 돌아가 2학년으로 공부를 이어가게 된다.
일각에서는 이런 점이 창원자유학교 지원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창원자유학교에서 한 학년 동안 수업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에는 원래 학교로 돌아가 다른 학생과 똑같이 공부·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개교 첫 해인 올해 창원자유학교 입학생이 정원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학교는 흔들림 없이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도교육청 측은 "아무래도 일반고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크다보니 지원자가 정원에 못 미쳤다"며 "실제 창원자유학교에 관심을 가진 학생들 중 부모님 반대로 지원하지 못한 경우가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창원자유학교 운영에 예산이 더 필요하면 추경을 통해 확보할 것"이라며 "경남에서는 처음으로 운영하는 고등학교 자유학년제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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