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일본 증시 4% 안팎 하락 마감…안전자산 엔화 초강세
무역 위축 우려에 금속 시장도 발칵…원유 가격도 압박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25% 관세 폭탄을 터트리고 중국이 즉각 맞불 관세를 예고하면서 무역 전쟁이 현실화하자 아시아 증시는 23일 일제히 폭락했다.
보복 관세에 따른 경기 위축이 우려되고 금융 시장에 드리운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날 오전 상하이, 도쿄 증시가 4%대 하락 마감했고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와 금값은 나란히 뛰어올랐다.
일본 증시에서 닛케이 225 지수는 이날 1.87% 하락 출발한 데 이어 낙폭을 키우며 4.51%(974.13포인트) 폭락한 20,617.86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전날 종가보다 1,000포인트 넘게 빠지기도 했다.
토픽스 지수도 3.62% 내린 채 거래를 마쳤다.
국내 증시도 코스피가 3.18%, 코스닥 지수가 4.81% 하락 마감했다.
호주 S&P/ASX 200 지수도 1.96% 낙폭을 보이며 종료했다.
중국 증시도 오전장에서 3% 넘게 밀리기 시작해 장을 마칠 때는 4% 넘게 밀렸다. 상하이 종합 지수가 3.39%, 선전 종합 지수는 4.49% 내려 마감했다.
홍콩 항셍 지수는 3.1% 떨어졌다.
이러한 하락세는 앞서 마감한 미 뉴욕 증시에서부터 밀려왔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2.93% 하락 마감한 것을 포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52%,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43%로 일제히 2% 넘게 주저앉았다.
실제로 미국발 무역 전쟁으로 안방 시장도 치명타를 맞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으로 최근 한주 사이에 미 증권 시장에서 펀드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서 주식형 펀드에서만 모두 96억 달러(약 10조4천억 원)가 인출됐다.
달러 값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6개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환산한 달러지수(DXY)는 전날보다 0.2% 내린 89.688을 보였으며, 한주 사이에 0.6% 낙폭을 기록 중이다.
반면 안전자산의 몸값은 강세를 타고 있다.
미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22일 2.832%로 마감해 지난해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보였다. 국채 금리 하락은 국채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다.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부상한 엔화 가치는 급등했다.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23일 오전 7시 30분께 달러당 105엔 밑으로 떨어진 데 이어 오후에도 104.7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엔화 환율이 104엔 대로 진입한 것은 2016년 11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처음이다. 환율이 내렸다는 것은 그만큼 통화 가치가 올랐다는 뜻이다.
다른 주요 통화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위안화 환율은 역외 시장에서 지난 22일 달러당 6.30위안 근처까지 내렸다가 23일 오후 6.34위안까지 다가서며 약세로 돌아섰다.
중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 기준 환율을 전날보다 0.17% 절하한 달러당 6.3272위안으로 고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5원 오른 달러당 1,0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품 시장도 발칵 뒤집혔다.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값은 강세인 반면 무역량 감소 우려 탓에 산업용 금속 가격은 하락세다.
금 현물 가격은 23일 오후 3시 40분 현재 온스당 0.88% 뛴 1,341.9달러까지 치솟았다.
철광석 가격은 중국 다롄상품선물거래소에서 5월물 기준 6%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 중이고, 경기 지표로 통하는 구리 가격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t당 6천628달러까지 떨어져 3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앞서 국제 유가도 사흘 만에 하락했다.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3% 떨어진 64.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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