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이란공격 주장하고 팔-이스라엘 '2국가 해법' 비판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을 경질하고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를 후임으로 발탁하면서 미국의 대중동정책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간다.
미국의 새 안보사령탑에 오를 볼턴 전 대사의 과거 행보로 볼 때 이란과 팔레스타인에 대한 압박 정책이 더 힘을 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3일 "볼턴을 발탁한 백악관이 팔레스타인과 이란에 강경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또 다른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도 이날 "볼턴이 오랫동안 이란과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강경한 수사법을 구사해왔다"고 평가했다.
볼턴 전 대사는 이란과 핵협정에 반대하면서 군사적 공격을 과감하게 주장한 인물이다.
그는 2015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을 지지한다는 뜻을 밝히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공격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초에도 "우리의 목표는 이란의 정권 교체가 돼야 한다"며 이란에 적대적 발언을 했다.
아울러 볼턴 전 대사는 이스라엘에 우호적이고 팔레스타인에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2016년 12월 이스라엘의 정착촌 건설을 비판한 결의안을 미국의 기권으로 채택했을 때 볼턴 전 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이스라엘을 맨 앞에서 찔렀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당시 볼턴 전 대사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의 해결책에 대해 "사실상 2국가 해법은 죽었다"며 "그것이 존 케리(전 미국 국무장관)가 올바르게 가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2014년 워싱턴타임스에 기고한 글에서 중동평화 방안으로 '3국가 해법'을 제시하며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를 이집트에, 요르단강 서안을 요르단에 각각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1948년 아랍권과 이스라엘의 제1차 중동전쟁이 발발했다가 휴전한 뒤 가자지구는 이집트, 요르단강 서안은 요르단 관할이 됐다가 1967년 3차 중동전쟁을 계기로 이스라엘이 두 지역을 점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볼턴 전 대사는 이달 중순 새 국무부 장관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중동정책에서 궤를 같이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폼메이오 국장도 이란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언급하고 팔레스타인을 비판하는 등 이스라엘에 우호적 태도를 보여왔다.
이런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핵협정,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의 예루살렘 이전 등에서 '마이웨이'를 고수할 개연성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 때인 2015년 이뤄진 이란 핵합의를 재협상하지 않으면 파기하겠다며 '데드라인'(5월12일)을 제시한 상태다.
지난달 미국 국무부는 텔아비브에 있는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이스라엘 건국 70주년(5월 14일)까지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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