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후보들 선거판 유·불리 영향 따지며 '촉각'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6·13 지방선거가 8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후보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지고 있다.
그런데 경남지역에서는 일부 후보들이 출마를 선언했다가 갑자기 출마를 철회하거나 다른 선거로 방향을 트는 경우가 잇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4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도지사와 시장·군수에 도전장을 냈던 후보 중 5명 정도가 출마선언을 번복했다.
'패기'를 내세우며 도지사 출마를 선언했던 자유한국당 소속 강민국 도의원이 지난 7일 돌연 지사 선거 출마를 철회했다.
그는 "보수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서로 힘을 합치고 함께 뜻을 모아야 한다"며 "저 개인이 도지사가 되는 것보다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잃어버린 민심을 회복하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알 듯 말 듯한 이유를 댔다.
자신의 기회를 양보한다는 명분으로 도지사 출마를 접은 강 의원은 도의원 재선에 도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역 정가에선 한국당이 경남도지사 후보를 전략공천, 경선을 치르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자 출마를 철회한 것으로 풀이했다.
도교육감 출마 의사를 밝혔던 안종복 경남민예총 이사장은 단일화를 이유로 출마를 접었다.
그는 지난달 22일 진보 성향 후보인 차재원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과 단일화를 선언했다.
안 이사장은 "지난해 5월 교육감 출마 결심을 밝힌 뒤 도민과 교육 관련자들을 만나왔다"며 "이번에는 '진짜 진보 후보'가 꼭 당선되게 하려고 저와 차재원 후보가 단일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시장·군수 출마를 선언했던 후보 중에서는 거제시장 여당 유력후보 중 한 명으로 분류된 김해연 전 도의원이 눈에 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내 경선 후보자 등록 이후 최근까지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에서 저에게 특별한 답 없이 기다리라고만 했다"며 "하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스스로 결단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역정가에서는 2013년 도의원으로 재직 시 불미스러운 일로 경찰에 적발된 전력과 관련, 민주당에서 김 전 의원 출마를 부담스러워했다는 후문이다.
합천군수 선거에 출마하려던 류순철 도의원은 합천군수 선거 불출마와 함께 아예 도의원직도 사퇴했다.
그는 지난 21일 '일신상 사유'라며 도의회에 사퇴서를 제출한 데 이어 다음날인 22일 '경남도의원을 사퇴하면서'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 자신의 불출마와 도의원 사퇴를 주변에 알렸다.
류 의원은 "임기를 마무리 못 한 점 군민께 송구스럽다"며 "최근 제기된 의혹은 성실하게 해명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그는 최근 자신과 관련한 건설업체 세무조사와 함께 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기부행위 등 혐의로 소환조사를 하자 이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고성군수 선거에 나서려 했던 제정훈 도의원도 고성군수 출마를 포기하고 도의원 재선 도전으로 선회했다.
제 의원은 "최근 가족회의 끝에 군수 출마는 하지 않고 도의원에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다"며 "이번 지방선거 도의원 고성1선거구에 제 고향인 대가면이 포함되는 것으로 바뀌어 고향에서 도의원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건의가 많아 이를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일부 후보들이 기존에 목표로 했던 선거에 불출마하면서 선거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거제시장과 합천군수 선거는 김해연·류순철 전 도의원이 상대적으로 유력한 후보로 분류돼 이들의 불출마가 다른 후보에게는 호재 또는 악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주요 정당별 공천작업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이들 후보의 불출마 또는 방향 선회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b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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