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말실수에 이미지 출렁…연예기획사들 '고심'

입력 2018-03-24 08:30   수정 2018-03-24 10:56

아이돌 말실수에 이미지 출렁…연예기획사들 '고심'
"프로 의식 가져야" vs. "한국 행동규범 지나치게 엄격"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아이돌의 말실수는 폭발력이 있다. 여론의 뭇매를 맞는 건 물론이고 순식간에 팬덤이 등을 돌리기도 한다. 연예기획사들은 최근 유명 아이돌 그룹에 설화가 잇따르자 발 빠르게 사과하며 집안 단속에 나섰다.
그룹 워너원은 지난 19일 컴백에 앞서 엠넷닷컴 '스타라이브'에 출연하다 걸러지지 않은 대화가 송출되며 곤욕을 치렀다. 워너원과 매니지먼트사 YMC, 엠넷닷컴은 즉각 사과했다. 일부 팬들은 전문가에게 음성분석을 의뢰해 대신 해명에 나섰다. 워너원의 대화는 사석에선 충분히 나올만한 대화였지만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컴백 타이틀곡 '부메랑'은 공개 당일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을 뿐, 순위가 떨어져 5위권 안팎을 오르내렸다.




오는 4월 말 해체하는 프로젝트 그룹 JBJ도 지난해 말 구설에 올랐다. 리더 노태현이 JTBC2 '색다른 인터뷰'에 출연해 "여러분, 탈덕을 하시는 순간 암스윙으로 이렇게 맞아요"라고 말하면서 허공에 주먹을 휘두른 게 문제가 됐다. 팬들 사이에서는 '부적절한 행동이었다'는 비판이 나왔고, 노태현은 트위터에 사과문을 올렸다.
한 대형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워너원과 JBJ 모두 팬들의 사랑 덕분에 데뷔한 그룹인데 초심을 잊은 듯한 모습을 보였다"며 "당장은 열성 팬들이 응집해 보호해주겠지만, 불미스러운 행동이 반복된다면 팬들도 떠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획사 홍보팀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회사 아이돌에게 온에어 상태의 카메라는 물론 SNS에 올리는 글 한 줄,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일본도 예외는 아니다. 일본 대표 걸그룹인 AKB48의 멤버 다노 유카(田野優花)는 최근 악재가 겹치면서 팀을 '졸업'(탈퇴의 일본식 용어)했다. 그는 지난달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진행하며 "한국에 다녀온 사람들은 다 성형했다", "한국을 좋아하는 일본인은 싫다"고 말했다. 여기에 현지 언론에 이성관계에 대한 스캔들까지 보도되며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업계에서는 아이돌이 프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래보다 이른 나이인 10대 후반∼20대 초반에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말의 파급력이 큰 유명인이라는 점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가 가수들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는 지적도 있다.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지난해 12월 "한국에서 가수들은 종종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의 행동규범을 요구받으며, 소셜미디어 댓글을 통해 신랄한 비판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영국 BBC도 2016년 1월 '아시아 팝 산업의 어두운 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은 겸손을 매우 강조하지만, 그것은 나라 밖에서는 과도한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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