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17.1%' 쉰들러, 장병우 대표이사에 질의서 발송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현대엘리베이터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병우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등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2대 주주가 사실상 모든 안건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충돌이 예상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17.1%를 보유하고 있는 다국적 승강기 업체 쉰들러는 최근 장병우 사장에게 서한을 보내 26일로 예정된 주총에서 10개 안건 가운데 1개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2건), 이사 선임(4건), 감사위원 선임(2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 등이 안건으로 상정됐는데, 이 가운데 '감사위원회 직무에 관한 정관 개정안'만 찬성하겠다는 것이다.
2016년과 지난해 정기 주총에서도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했던 쉰들러는 '지속적인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현대엘리베이터가 특정 지배주주 개인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다수의 거래에 참여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장 사장을 비롯한 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들이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이들의 선임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쉰들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2015년 11월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콜옵션 행사를 통해 1년 만에 재매입하고, 이에 대한 매도청구권을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양도한 것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 회장 자녀들이 70%의 지분을 가진 현대유앤아이의 유상증자에 현대엘리베이터가 참여한 데 이어 현대유앤아이가 설립한 자회사 현대무벡스에 현대엘리베이터의 유망 사업부서인 물류사업부를 넘김으로써 기업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현정은 회장과 특수관계자가 최대주주(지분 26.1%)로, 주총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쉰들러가 장 사장에게 주총장에서 공식 답변을 내놓으라고 요구함에 따라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때 협력 관계였던 현대그룹과 쉰들러는 2011년 쉰들러가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유상증자에 반대하는 각종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에 휘말렸다.
현대엘리베이터 관계자는 "안건 처리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 "쉰들러는 여러 나라에서 엘리베이터 업체를 인수했으나 국내에서 여의치 않자 발목을 잡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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