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석유시추 나선 베트남,中압력에 1년새 두차례 작업중단

입력 2018-03-24 10:25  

남중국해 석유시추 나선 베트남,中압력에 1년새 두차례 작업중단
베트남, 해외출장 지도부 복귀후 당 중앙위 개최때까지 시추연기



(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트남이 중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남중국해에서 추진하던 석유 시추 프로젝트를 중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베트남 유전 개발과 정부 관련 부처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들에 따르면 베트남 정부는 최근 중국의 압력에 굴복해 남중국해에 있는 '레드 엠퍼러' 해상 유전의 시추작업을 최근 중단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베트남) 관련 부처들이 시추 계약을 취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베트남 당국은 중국의 압력이 계약 취소에 따른 불이익보다 크다는 판단 아래 일단 시추작업 시작 또는 중단 결정을 공산당 중앙위원회 개최 시점까지 미뤄 놓은 상태라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의는 응우옌 쑤언 푹 총리의 해외 출장과 외국 인사의 방문, 판 반 카이 전 총리의 장례식 등으로 인해 연기된 상태다.
시추작업에 공동 투자한 스페인 석유 기업 렙솔의 소식통도 "회사의 경영진이 중국의 직접 또는 베트남 정부를 통한 간접 압력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추사업에 공동 출자한 베트남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베트남과 렙솔 측은 이에 대한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화춘잉(華春瑩) 외교부 대변인도 이런 내용을 모르고 있다면서 "남중국해에서 어렵게 일궈낸 긍정적인 상황이 유지되도록 관련 국가가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베트남 남부 붕따우에서 440㎞ 떨어진 남 콘 손 분지의 '블록 07-03'에 있는 이 유전에는 석유 4천500만 배럴과 1천720억 큐빅 피트 규모의 천연가스, 휘발성 액체탄화수소인 콘덴세이트 230만 배럴이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 350m에 있는 이 유전의 배럴당 석유 생산비용은 60달러로 배럴당 70달러에 거래되는 브렌트유보다 싸 경제성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특히 이 광구의 석유 시추는 베트남의 원유 생산량 감소세를 완화할 수 있는 자산으로 평가돼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 베트남과 렙솔이 합작으로 시추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이 광구는 중국이 남중국해 90%가량의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그어 놓은 이른바 '남해 9단선(南海九段線)' 인근에 있다. 중국은 이 유전의 권리를 주장해왔다.
중국의 압력으로 베트남의 자원 탐사 및 시추작업이 중단된 것은 최근 1년 동안 두 번째다.
앞서 BBC는 지난해 7월 베트남 정부가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굴복해 남중국해 '블록 136-03'의 자원 탐사를 중단시켰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렙솔 경영진은 시추를 중단하지 않으면 중국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에 있는 베트남의 군사기지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말을 베트남 정부를 통해 들었다고 방송은 전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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