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떠나는 이유는…20년 다녔더니 대기업과 연봉차 3천900만원(종합)

입력 2018-03-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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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떠나는 이유는…20년 다녔더니 대기업과 연봉차 3천900만원(종합)
오래 다닐수록 격차 커져…연 1천만원 지원해도 차이 극복 어려워
300인 미만 중소 사업체 이직률 5.0%…최근 5년 새 최고, 중기 일손부족 심각
소규모 사업장 비정규직 비율도 높아…고용불안에 중소기업 이탈 가속

(세종=연합뉴스) 정책팀 =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 격차는 20년 이상 다닐 경우 입사 초기보다 4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열악한 근로환경과 더불어 중소기업 재직자의 이탈을 가속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부는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연간 1천만원 안팎의 추가 소득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청년 취업대책을 내놓았으나 격차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통계청의 일자리 행정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6년 기준 입사 초기에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봉 차이가 1천만원이 안되지만 20년 이상 다니면 그 격차가 4천만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에 따르면 근속 기간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대기업 238만원, 중소기업 161만원으로 77만원 차이가 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격차는 924만원(77만원×12)이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봉 격차는 재직 기간이 늘어나면서 커진다.
근속연수 5년 이상∼10년 미만인 재직자의 연봉 격차는 2천136만원이고, 20년 이상인 재직자의 연봉 격차는 3천900만원이다.
중소기업에 20년 이상 재직하면 대기업과의 소득 격차가 입사 초기의 4.2배 수준으로 커지는 셈이다.



나이에 따른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소득 차이는 이보다 더 크다.
2016년 기준 29세 이하 재직자의 월평균 소득은 대기업이 269만원, 중소기업이 147만원으로 한 달에 122만원 차이가 났으며 연간으로 계산하면 격차는 1천464만원(122만원×12)이다.
50대까지는 연령대가 높아짐에 따라 연봉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중소기업 재직자와 대기업 재직자 간 연간 소득 차이는 30대 2천472만원, 40대 3천840만원, 50대 4천656만원이었다.
통상 퇴직 연령에 이르기 전에는 대체로 연령에 비례해 소득 격차도 커지는 셈이다. 60세 이상 재직자의 연봉 격차는 2천448만원이었다.
이들 통계에는 회사를 오래 다닐수록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연봉 격차가 커지는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월급 외에 각종 복리 후생까지 고려하면 양쪽의 체감 소득 격차는 통계에 나타난 숫자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중소기업 재직자 이탈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종사자 300인 미만 사업체의 2017년 이직률은 5.0%로, 2012년 5.4%를 기록한 후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높았다.
이에 반해 종사자 300인 이상 사업체의 지난해 이직률은 2.8%로 집계를 시작한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300인 미만 사업체와 300인 이상 사업체의 이직률 격차는 2.2% 포인트로 통계 작성 후 가장 커졌다.
대규모 사업체와 비교한 중소 사업체의 일손 부족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중소 사업장의 노동력 이탈에는 앞서 설명한 대기업과의 소득 격차가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중소기업의 일손부족 문제와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 보전 방안을 최근 마련했다.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연간 1천만원 규모('1천35만원+α')의 실질 소득을 지원해 대기업과의 임금 격차를 줄인다는 것이 최근 내놓은 청년 취업대책의 핵심이다.
하지만 통계로 비춰보면 이런 지원책이 입사 초기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낼 가능성이 있으나 시간이 갈수록 커지는 격차를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연봉 외에도 노동시간, 일자리 안정성, 장래 전망 등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존재하는 많은 차이도 중소기업 이탈을 가속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 결과를 분석하면 2018년 8월 기준 종사자 5∼299인 사업체에서 일하는 이들 중 비정규직 비율은 32.0%로 300인 이상 사업체(13.5%)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월평균 근로시간은 종사자 5∼299인 사업체가 168.6시간으로 300인 이상 사업체(164.4시간)보다 4.2시간 길었다.
sewon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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