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맨손 범행·시신 처리법 고민 흔적을 근거로 결론…26일 검찰 송치
(전주=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경찰은 동료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엽기적인 방법으로 처리한 환경미화원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잠정 결론지었다.
피해자와 거액의 금전 관계로 얽혀있었다는 점으로 미뤄 계획 범행 가능성을 점쳤던 것과는 다른 판단이다.
전북 전주완산경찰서는 살인·시신유기 혐의로 환경미화원 A(50)씨를 구속하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4월 4일 오후 6시 30분께 전주시 완산구 자신의 원룸에서 동료 B(59)씨를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시신을 비닐봉지에 담아 쓰레기장에 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시신을 검은색 대형 비닐봉지 15장으로 겹겹이 감싸 일반 쓰레기로 위장한 뒤 쓰레기 차량으로 수거해 소각장에서 불태웠다.
경찰은 애초 A 씨가 생전 B 씨로부터 8천여만원을 빌렸고, 범행 후에도 B 씨 명의 카드로 6천만원 정도를 결제한 정황을 들어 금전 관계에 의한 범행으로 의심했다.
하지만 그는 "함께 술을 마시던 B 씨가 내 가발을 잡아당기고 욕설을 해서 살해했다"고 우발적 범행임을 주장했다.
조사를 거듭한 경찰은 A 씨 주장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범행 직후가 아니라 이튿날인 지난해 4월 5일 오후 6시께 쓰레기 봉지에 넣어 시신을 처리했고, 봉지도 살해 후 구매했기 때문이다.
시신을 처리할 방법을 찾으려고 만 하루 동안 고민한 흔적이 보였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흉기가 아닌 맨손으로 범행한 점도 A 씨가 살인을 계획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근거 중 하나다.
경찰 관계자는 "처음에 A 씨가 채무에서 벗어나려고 범행하지 않았나 의심했지만, 여러 정황을 보고 계획범죄가 아니라는 판단에 이르렀다"며 "오는 26일 사건을 검찰에 넘길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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