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6위 수출대국 韓 타격 불가피

입력 2018-03-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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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6위 수출대국 韓 타격 불가피
금융시장 이미 휘청…중국 중간재 수출·경제성장세·고용에 악재될 듯

(세종=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면서 겨우 회복세로 접어든 국내외 경제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폭탄을 부과하기로 하자, 중국 상무부가 미국산 돼지고기에 25%, 철강 파이프·과일·와인에 15% 관세를 각각 부과하겠다고 맞서면서 양국 간 전쟁은 본격적으로 불붙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부과가 실제 시행될 때까지 한 달가량 남아 협상을 통한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간에 중국이 미국의 모든 요구조건을 수용하기는 쉽지 않아 관세부과는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대세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 농산물에 수입제한 조치를 하고, 전 세계에서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큰손으로서 국채를 팔아치우는 등 보복의 수위를 높이면서 미중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격화될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세계 6위 수출대국인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불가피하고, 이는 경제성장세와 고용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은 크게 흔들렸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對中) '관세 패키지' 행정명령에 따른 무역전쟁 공포에 지난주 5%대 폭락을 기록했다.
앞서 아시아권 증시에서는 상하이·도쿄 증시가 4%대로 폭락했고, 한국 증시의 코스피지수도 3.18% 내려앉았다. 이어 범유럽지수인 Stoxx50지수가 1.50%, 파리 증시의 CAC40지수가 1.39% 각각 하락한 것을 비롯해 유럽 주요국 증시들이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중 무역전쟁은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전세계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의 무역비용이 10% 증가할 경우 글로벌 교역은 중기적으로 6%포인트(p) 감소하고 세계 경제 국내총생산(GDP)은 1∼1.5%p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OECD가 최근 올해 세계경제성장률을 3.7%에서 3.9%로 상향 조정하면서 2011년 4.2% 이후 7년 만에 최고로 끌어올린 것을 감안하면, 미중 무역전쟁은 모처럼 힘을 얻고 있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이 관세를 20% 인상하고, 동아시아 신흥국이 대응조치를 할 경우 미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첫째 연도에 1%포인트(p), 5년 뒤 최대 1.5%p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국이 대중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대응할 경우 중국의 성장률이 올해 0.1%p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소규모 개방경제로 세계 6위 수출대국인 한국 경제에 타격도 불가피하다. 중국의 대미수출 감소로 대중국 중간재 수출이 크게 위축되면서 한국의 경제성장과 고용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분석중"이라며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는 타격이 불가피한데, 대신 미국으로의 수출은 품목에 따라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주원 경제연구실장은 "미국 중국산 수입품 중 10분의 1에 해당하는 500억 달러 상당에 관세를 25% 부과하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 경제성장과 고용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글로벌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평균 관세율이 현재 4.8%에서 10%로 높아지면 한국 경제 성장률은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율이 10%로 높아지면 국내 수출액은 173억 달러 줄어들고 고용은 15만8천명 감소할 것이라는 추산을 바탕으로 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정철 무역통상본부장은 "무역전쟁이 나면 통상환경이 안 좋아져 전 세계와 한국의 무역이 많이 위축될 것"이라며 "보호무역 기조가 전 세계로 확산하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원칙, 글로벌 규범을 강조하고 중시하면서 중견국 간 공조를 통해 호주 캐나다 등과 함께 힘을 모아서 같은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KIEP는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해 중국의 대미수출과 산업생산이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 타격이 올 것이라고 봤다.
그중에서도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 대중국 수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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