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 독일 대연정을 이끄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부 장관 사이에 대(對) 이슬람 정책 태도를 둘러싼 갈등이 첨예화하고 있다고 주간 슈피겔 온라인이 전했다.
25일 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제호퍼 장관은 슈피겔 인터뷰에서 "나는 내 (대 이슬람) 정책을 조금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호퍼 장관은 대연정 1당인 기독민주당(CDU)의 자매 보수정당이자 바이에른 주 지역 정당인 기독사회당(CSU) 당수로서 최근 "이슬람은 독일에 속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언급이 큰 논란을 일으키자 CDU 당수인 메르켈 총리가 독일에 사는 450만 이슬람교도와 그들의 종교인 이슬람 역시 독일의 일부가 됐다며 급하게 진화를 시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호퍼 장관이 메르켈 총리와 대립하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큰 발언을 이렇게 하고 나선 데에는 그만한 배경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통신은 특히, 오는 10월로 예정된 바이에른 주 의회 선거 일정에 주목했다.
남부의 부유한 지역인 바이에른 주는 2015년 닥친 난민 위기 당시 오스트리아와 붙어 있는 국경 주로서 난민들로 넘쳐났고, 10월 주 의회 선거에서 반 난민ㆍ반 이슬람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에 지지를 빼앗길까 봐 우려한다는 것이다.
제호퍼 장관은 이 점에서 이슬람과 난민에 거부감을 가진 민심을 고려해 메르켈과 갈등을 빚더라도 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강경한 자세를 고집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는 지난 정부 때도 메르켈의 난민 문호개방 정책에 가장 앞장서서 반기를 들었고 결국 이번 대연정 출범 때 난민 상한제 도입 관철을 주도한 바 있다.
un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