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UAE 정상, '탁 터놓고' 속깊은 대화…회담시간 배로 길어져

입력 2018-03-25 20:02   수정 2018-03-25 20:30

한·UAE 정상, '탁 터놓고' 속깊은 대화…회담시간 배로 길어져

15분 예정한 단독정상회담 43분간이나 진행…확대회담도 15분서 22분으로
특사로 친분 다진 양국 '최측근' 임종석·칼둔, 단독 정상회담에 배석
왕세제, 임 실장에게 친밀감 표시하며 칭찬…임 실장 "별 말씀을요"
문 대통령,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우리 기업인 14명 직접 소개

(아부다비=연합뉴스) 노효동 김승욱 기자 = 25일 한·아랍에미리트(UAE) 정상회담을 개최한 문재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예정한 시간을 훌쩍 넘기며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이날 UAE 대통령궁에서 확대·단독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했다. 애초 확대·단독 정상회담 모두 15분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확대정상회담은 22분간, 단독정상회담은 43분간 이어졌다.
특히 단독 정상회담은 양 정상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눈 까닭에 예정했던 회담 시간이 두 배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정오부터 대통령궁 앞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후 모하메드 왕세제와 함께 대통령궁에 입장했다.
문 대통령은 짙은 남색 정장에 녹색 넥타이를 착용했으며,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의 전통의상을 착용했다.
양국 참모들은 정상회담 장소인 대통령궁 마즐리스(영빈관) 앞 복도에 도열해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회담장에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UAE 측 인사들은 모하메드 왕세제와 마찬가지로 UAE 전통복장 차림이었다.
양국 정상은 대통령궁 입구에서부터 약 100m가량 복도를 걸어 회담장 앞에 도착했고, 모하메드 왕세제가 먼저 UAE 측 인사들을 문 대통령에게 한 명씩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UAE 관계자 전원과 일일이 악수한 후,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우리 측 관계자를 소개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자신의 특사로 UAE에 파견돼 모하메드 왕세제를 면담한 바 있는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을 소개할 때는 다른 인사들보다 오랜 시간을 할애했다.
모하메드 왕세제가 임 비서실장에게 "안녕하세요"(How are you)라고 안부를 물으며 친밀감을 표시한 뒤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임 실장의 역할을 칭찬했다. 이에 대해 임 실장은 웃음을 띠며 "별 말씀을요"(My pleasure)라고 답했다. 이를 지켜본 문 대통령도 미소를 지었다.
양국 관계자 소개를 마친 두 정상은 낮 12시 7분에 나란히 확대정상회담장에 입장했다. 정상회담장 가운데 태극기와 UAE의 국기가 걸렸고,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가 양국 국기 앞에 앉았다.
양측 참모진은 회담장 좌·우측에 서로를 마주 보는 형태로 착석했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정상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의 UAE 방문을 환영하고 (UAE가) 문 대통령의 제2의 국가라고 생각하고 편안히 계시다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에 취임한 이후에 중동 국가로는 처음으로 UAE를 방문하게 돼 대단히 기쁘다"며 "작년 6월 왕세제의 전화를 받고 난 이후에 UAE 방문을 정말 학수고대해 왔다"고 화답했다.
확대정상회담은 예정된 15분보다 7분가량 길어져 낮 12시 29분에 종료됐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곧바로 자리를 옮겨 단독 정상회담을 했다.
이 자리에는 우리 측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배석했으며, UAE 측에서는 칼둔 알 무바라크 아부다비 행정청장이 배석했다.

단독정상회담은 비공개로 15분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43분이 지난 오후 1시 12분 종료됐다.
단독정상회담 종료 후 양국 정상은 대통령궁 내 다른 장소에서 열린 양국 정부 부처 간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왕세제는 나란히 체결식장에 들어섰으며, 단독정상회담에 배석했던 강 장관과 임 실장, 칼둔 청장도 함께 체결식장에 입장했다.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사이프 모하메드 알 하지리 아부다비 경제개발부 장관, 술탄 빈 사이드 알 만수리 UAE 연방 경제부 장관, 아와이다 무르쉬드 알 마라르 아부다비 에너지부 장관 등과 5건의 MOU를 체결했다.
MOU 체결식을 마친 양국 정상이 체결식장을 나서자 허용수 GS EPS 대표이사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등 우리 기업인 14명이 문밖에 줄을 지어 서 있었다.
이들은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 대통령을 위해 준비한 공식오찬에 초청받은 경영인들로, 문 대통령은 이들을 한 명씩 모하메드 왕세제에게 소개했으며, 일부 기업인의 팔을 두드리며 격려하기도 했다.
모하메드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행정청장은 우리 기업인 중 한 사람과 포옹했으며, 임 실장은 곁에서 미소를 지으며 이를 바라봤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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