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데브레시, 대선자금 378억 기부 증언…베네수엘라 검찰, 수사계획 없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중남미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인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에 선거자금 기부 대가로 약 40억 달러(4조3천160억 원) 규모의 공공건설 사업 수주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 사법당국은 이 같은 의혹을 밝힌 오데브레시 중역들의 증언을 확보했다고 AFP 통신이 브라질 언론을 인용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양국 사법당국의 조사 서류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2013년 대선 때 오데브레시가 제공한 약 3천500만 달러(378억 원)의 선거자금 기부를 받았다는 증언들이 담겼다.
마두로 대통령은 같은 해 4월 당선된 이후 특별 예산을 편성해 오데브레시가 수주한 40억 달러 규모의 공공건설 사업비를 우선 지급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앞서 오데브레시는 수도 카라카스의 전철 노선을 확대하고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공공건설 사업을 수주했다. 마두로 대통령을 둘러싼 부패 의혹이 제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국외로 도피한 루이사 오르테가 디아스 전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부패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오르테가 전 총장은 작년 8월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검찰총장 회의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브라질 대형 건설업체 오데브레시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베네수엘라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을 둘러싼 여러 부패 의혹만으로 수사에 나설 계획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데브레시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와 함께 브라질 정국을 뒤흔든 부패 스캔들의 핵심 기업이다.
오데브레시는 외국에서 공공건설 수주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살포한 혐의로 페루, 콜롬비아, 에콰도르 등 중남미 각국의 정계를 뒤흔들었다.
오데브레시 부패 스캔들에 휘말려 탄핵 위기에 몰렸던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지난 21일 의회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전격 사임하기도 했다.
에콰도르의 호르헤 글라스 부통령도 오데브레시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불명예 퇴진하고 수감됐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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