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박사' 조성진 작품…"전선 모두 이으면 지구-달 22번 왕복"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LG전자 세탁기의 핵심 부품인 '인버터 DD(다이렉트 드라이버) 모터'가 누적 생산 7천만대를 돌파했다.
LG전자는 26일 "세계 최초로 1998년 세탁기에 적용해 상용화한 인버터 DD 모터가 20년 만에 생산 대수 7천만대를 최근 넘어섰다"면서 "이 가운데 절반은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인버터 DD 모터는 2005년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 생산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800만대를 훌쩍 넘어서는 등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년간 기술 개발을 통해 4세대까지 진화하면서 처음 출시됐던 1세대와 비교했을 때 효율은 더 높아진 반면 생산 비용은 4분의 1 수준으로 낮아져 프리미엄 제품은 물론 일반 제품에도 적용되고 있다.
인버터 DD 모터는 '세탁기 박사'로 불리는 조성진 대표이사 부회장 주도로 세탁기에 처음 적용된 것이다.
그가 지난 1976년 고졸 우수장학생 자격으로 금성사에 입사했을 당시에는 일본 기술을 들여와야 세탁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일본에 대한 기술 의존도가 높았다.
조 부회장은 1990년대 들어 '탈(脫) 일본'을 선언하며 신개념 세탁기 개발에 나섰다고 한다.
회사 관계자는 "조 부회장은 당시 10여년간 150차례 이상 일본을 드나들며 밑바닥부터 기술을 배웠고, 회사에는 침대와 주방시설까지 마련해 놓고 밤샘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집념을 바탕으로 LG세탁기 세계 1등 신화를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 모터 1대에 감겨있는 전선의 길이는 약 240m로, 지금까지 생산한 모터의 전선을 모두 이으면 지구에서 달까지 22번 왕복하고도 남는다.
인버터 DD 모터는 모터와 세탁통을 직접 연결해 소음과 진동을 줄였으며, 세탁통과 모터를 연결하는 별도 부품이 필요 없어 제품이 구조적으로 단순해지기 때문에 내구성과 에너지 효율도 올라간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인버터 DD 모터의 탁월한 성능과 내구성은 전문 인증기관뿐 아니라 전세계 소비자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면서 "독일 전기기술자협회(VDE)로부터 '22년 수명 인증'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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