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이강(易綱) 중국 인민은행장은 중국의 금융시스템이 미중간 무역전쟁에서 비롯된 어떤 외부충격에도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6일 중국 인터넷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이 행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열린 연례 '중국개발포럼' 연설에서 중국의 은행, 증권, 보험 분야가 완벽히 외부 리스크에 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폭탄' 행정명령에 강하게 반발하며 보복 조치를 예고한 중국 정부당국이 대(對) 미국 반격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음을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외부 충격이 중국에 전파되면 은행 체계와 증권·보험 시장에서 유동성 및 가격 조정 통제를 통해 완벽하게 관련 리스크를 예방,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글로벌 충격에서 비롯되는 리스크에 대비할 상당히 좋은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시장파동, 특히 자산시장의 변동이 심해질 경우 중국으로선 시스템적 리스크를 예방하는 것 외에도 개혁·개방의 지속적 추진으로 누적되는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해소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이날 '공급측 구조개혁 과정에서의 금융정책'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앞으로 중국 금융이 직면할 3대 주요 리스크와 과제를 밝혔다. 이날 연설은 이 행장의 취임 이후 첫 공식행사 데뷔다.
그는 앞으로 과제에 대해 "온건한 통화정책을 실행해나가고 금융산업의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한편 금융 리스크를 예방 해소하는 공성전을 잘 치러 금융안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 각 부문의 부채 리스크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기업 부문의 부채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지방정부는 은폐성 채무 문제가 심각하며 가계 부문 부채도 빠르게 늘어나는 편이라는 것이다.
이 행장은 일부 영역과 지역에서 자금 모집, 금융기관 설립, 금융업무 실행을 둘러싼 3대 혼란상이 두드러지고 있으며 소수 금융업체에 존재하는 우회 출자, 가짜 증자, 수익 횡령 등 문제가 다른 기관, 시장, 업종에 전파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중국이 금융 공성전에서의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지나치게 이르다"며 앞으로 금융 리스크 해소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강하게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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