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 붙잡혀도 독립할것" 카탈루냐 수반 연행에 대규모 시위

입력 2018-03-26 10:10   수정 2018-03-26 10:21

"지도자 붙잡혀도 독립할것" 카탈루냐 수반 연행에 대규모 시위

독일서 푸지데몬 연행되자 카탈루냐 독립지지자 수천명 거리로
경찰-시위대 충돌도…스페인 당국 "독일과 송환 협의 중"



(서울=연합뉴스) 박인영 기자 =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을 추진하다 국외로 도피한 카를레스 푸지데몬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이 도피 5개월여만인 25일(현지시간) 독일에서 연행되자 카탈루냐 일대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앞서 독일 북부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지역 경찰은 이날 오전 덴마크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A7 고속도로에서 푸지데몬 전 수반을 연행해 구금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AP,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스페인 카탈루냐의 제1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이날 수천명이 거리로 쏟아져나와 푸지데몬 전 수반의 구금에 항의했다.
참가자들은 "이런 유럽은 부끄럽다"는 구호를 외치며 독일영사관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위원들의 사무실을 향해 행진하면서 푸지데몬의 석방과 카탈루냐의 독립을 요구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바르셀로나의 스페인 중앙정부 관계자 사무실에 접근하려다 경찰이 막아서자 이들을 향해 깡통을 던지거나 경찰 차량에 노란 페인트를 던지며 분노를 표시했다.
경찰도 분노한 시위대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을 떠밀거나 곤봉으로 때리고 허공을 향해 경고 사격을 가했다.
이날 시위는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는 지역 단위 활동가들의 연합체인 '주민투표사수위원회'(CDR) 주도로 열렸다.
CDR은 이날 카탈루냐의 주요 도로를 점거하며 시위를 이어갔고 일부 시위대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사진에 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의 수염을 그린 플래카드를 흔들기도 했다.
참가자들은 푸지데몬을 구금하더라도 분리독립 운동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바르셀로나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미켈 코카는 "만약 우리가 이 지도자(푸지데몬)를 가질 수 없다면 다른 지도자가 등장할 것이다. 이 (분리독립) 운동은 시민에 의한 것이지 어느 한 사람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물리치료사 욜란다 사예라스는 "그들(스페인 중앙정부)은 이런 체포들로 어떤 것도 중단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우리를 묻어버리고 싶겠지만, 그들이 분리독립주의자 한 명을 치면 4명이 새로 일어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세의 여성 건축학도 후디트 카라페나는 "분리독립을 불붙이는 것은 주민들이며 그들(중앙정부)은 우리 모두를 감옥에 가둘 수는 없다. 다른 '푸지데몬들'이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지데몬 전 수반은 지난해 10월 27일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스페인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포한 이후 중앙정부가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그를 체포하려 하자 벨기에로 도피했다.
반역 혐의로 스페인 정부에 의해 유럽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인 그는 도피 중에도 분리독립 운동을 이어왔고 이번에도 지지를 호소하고자 덴마크와 스위스, 핀란드를 거쳐 독일로 입국하다 이날 현지 경찰에 연행됐다.
애초 외신은 푸지데몬 전 수반이 체포된 것으로 보도했으나 이날 독일 검찰 관계자는 RTL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그는 현재 "임시로 구금된 상태로 체포된 것은 아니다"라며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며 향후 구금·추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스페인 검찰은 푸지데몬에 대한 유럽체포영장이 집행되고 송환 절차가 진행되도록 독일 현지 검찰과 EU의 검찰기구인 유로저스트(Eurojust) 측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mong071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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