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소식통 "美가 주된 목표인 듯…한국도 간접 피해 우려"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이 미국과 한국, 일본 등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해 반덤핑 조사를 개시했다.
중국 상무부는 26일 공고를 통해 중국석유천연가스, 장춘화공 등 자국 기업들의 신청을 받아들여 한미일 3국 이외에 유럽연합(EU), 태국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한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공고를 통해 지난 2월 중국 업체들로부터 이들 국가에서 수입되는 페놀에 대한 반덤핑 조사 신청을 받은 뒤 중국 산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 반덤핑 조례에 따라 26일부터 반덤핑 조사를 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은 상무부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미국과 한국 등에서 수입된 페놀이 중국 시장에서 정상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서 판매돼 중국산의 시장 점유율이 떨어지고 이익이 줄어드는 등 실질적인 손해를 봤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소식통은 "이번 중국의 수입산 페놀에 대한 반덤핑 조사는 최근 무역 마찰을 겪는 미국을 주된 타깃으로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한국과 일본, EU도 함께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질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했다.
이번 중국 상무부의 발표는 자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폭탄에 대한 반격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최대 600억 달러(약 64조8천억원)에 이르는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고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중국이 곧바로 30억 달러(3조2천400억원)에 이르는 미국산 철강, 돈육 등에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며 맞대응한 데 이어 페놀 반덤핑 조사에 나섰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인 콩, 항공기 등을 옥죄기에 앞서 미국을 포함한 페놀 수출국가들을 대상으로 전초전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다른 소식통은 "중국 또한 미국과 무역전쟁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므로 미국의 핵심 이익을 건드리지 않는 한도 내에서 미국을 자극하면서 적정 수준의 타협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president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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