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저지 위해 노력"
(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이스라엘 점령지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건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후 급증했다고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단체 '피스나우'(Peace Now)가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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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나우는 항공 촬영과 현지 조사를 통해 이스라엘이 지난해 정착촌에 모두 2천783채의 주택을 짓기 시작했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5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런 규모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집권한 2009년 이후 건설된 정착촌 주택 수 연 평균치에 비해 17% 정도 높은 수준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정착촌 건설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다.
피스나우에 따르면 건설 중인 주택 가운데 78%는 외딴곳에 있어 팔레스타인 정부가 들어서면 언제든지 철수할 수 있는 곳이다.
8%는 이스라엘이 아직 인정하지 않은 작은 전초(outpost) 지역에 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국제사회는 정착촌 건설이 평화에 장애를 가져오는 불법 행위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과 동(東)예루살렘에는 현재 60만명이 넘는 정착민이 살고 있다.
이들 지역은 이스라엘이 1967년 중동 전쟁 때 장악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인들은 이곳이 자신들의 국가가 될 곳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 공화당 및 민주당 전직 대통령들이 정착촌 건설에 반대해 온 것과는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층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때로 (정착촌 건설) 억제의 뜻을 내비치기는 하지만 전임 대통령처럼 강력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는 것은 피하고 있다.
트럼프의 중동 담당 팀들은 정착촌 건설을 지지하는 인물들로 채워져 있다.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이번 피스나우의 자료는 미 행정부의 중동평화 정책을 믿지 못하게 하는 또 다른 계기가 됐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 이후 접촉을 대부분 중단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최고 자문관 나빌 샤스는 "피스나우의 자료를 보면 이스라엘 정부가 평화에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는 2개의 국가에 대한 희망을 파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이 잠자코 있는 틈을 타 정착촌 건설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런 수치는 매우 위험한 것으로 비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중단시키기 위해 정치적으로 애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총리실이나 미 행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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