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괴짜' 왓슨…마스터스 열기 고조

입력 2018-03-26 11:44  

살아난 '괴짜' 왓슨…마스터스 열기 고조
우즈·미컬슨·매킬로이에 이어 '빅스타' 줄줄이 부활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오는 4월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번째 메이저대회 마스터스 TV 중계권을 가진 미국 CBS는 요즘 표정 관리가 어렵다.
워낙 시청률이 높아 큰 걱정은 없는 마스터스지만 올해는 역대 최고 시청률 경신도 어렵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기대감이 높아진 까닭은 그동안 숨죽이던 인기 스타 선수들의 부활이다.
부상을 비롯한 다양한 이유로 부진에 허덕이며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던 스타들이 마스터스를 앞두고 약속이나 한 듯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26일(한국시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매치플레이에서 '왼손 괴짜' 버바 왓슨(미국)이 우승하며 부활의 날개를 활짝 편 것도 마스터스로서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수많은 스타 선수가 득실대는 PGA투어에서도 왓슨은 독특한 개성이 돋보인다.
예측이 불가능하고 상식을 뛰어넘는 왓슨은 그래서 어떤 스타 선수보다 스토리가 많고 주목받는다.
PGA투어에서 희귀한 왼손잡이인 데다 이런 톡톡 튀는 개성 덕에 그는 '왼손 괴짜'가 됐다.
왓슨은 골프를 혼자 배웠다.
어떤 레슨 코치도 왓슨에게 골프를 가르친 적이 없다. 집 마당에서 마구잡이로 골프채를 휘두르며 몸에 익힌 스윙은 아름답지도, 매끄럽지도 않다.
하지만 그는 PGA투어 장타순위 4위(평균 316.2야드)가 말해주듯 투어 최고 수준의 장타력을 갖췄다. 게다가 그는 볼의 탄도와 궤적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최고 수준의 테크니션으로 꼽힌다.
무엇보다 코스에서 왓슨의 가장 큰 강점은 창의성이다. 그의 창의적 샷은 곤란한 라이에서 빛났다. 2012년 처음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때 최종일 연장 두번째홀에서 보여준 거의 90도 각도로 휘어지는 훅 샷은 왓슨의 창의성을 만천하에 알린 장면이다.
코스에서도 사람들은 놀라게 하곤 하는 왓슨은 코스 밖에서도 상식을 깨는 언행으로 화제를 모았다.
그의 특이한 언행은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악행과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보는 사람들의 가슴을 만드는 일이 더 많았다.
왓슨은 2004년 아내 앤지와 결혼했다. 농구 선수였던 앤지는 왓슨이 청혼하자 임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고백했지만, 왓슨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둘은 결혼한 뒤 아들과 딸을 한 명씩 입양했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자녀 사랑은 친자식 저리 가라다. 그는 아들 바보이자 딸 바보로 PGA투어에서 유명하다.
경기 중에는 늘 화난 듯 굳은 표정인 왓슨은 '울보'로 소문났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시상식을 할 때면 툭하면 눈물을 쏟아낸다. 특히 아내, 어머니, 자녀 얘기를 꺼낼 때면 영락없이 운다.
그는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로 종종 구설에도 올랐다.
PGA투어에서 10승을 채우면 은퇴하겠다고 공언했다가 지난달 제네시스오픈에서 우승하면서 10승 고지를 밟자 "농담이었다"고 말했다.
농구를 좋아하는 왓슨은 제네시스오픈 때 2라운드를 마치고 NBA 유명인 올스타전에 참가했다.
농구는 부상이 위험이 커 대회 중에 농구 경기에 참가하는 건 위험 부담이 크다. 게다가 교통 체증이 심한 30㎞ 거리를 오가는 빡빡한 일정이었다. 심지어 "2라운드가 안개 등으로 지연되면 기권하고 농구장에 가겠다"고 말해 대회 주최 측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농구 뿐 아니라 밴드를 구성해 연주회를 여는가 하면 사탕 가게를 창업하는 등 골프에만 전념하는 여느 선수와 딴판이다.
지난 시즌에 우승 없이 페덱스 랭킹 75위에 그치는 등 부진에 허덕이며 세계랭킹이 100위 밖으로 밀렸던 왓슨은 제네시스오픈에 이어 델 매치 우승으로 완벽하게 부활했다.
왓슨의 부활 타이밍이 절묘하다.
마스터스를 불과 열흘 앞두고 시즌 두번째 우승을 거둔 그는 당장 강력한 마스터스 우승 후보로 등장했다.
이미 두차례 마스터스 우승(2012년, 2014년)으로 경쟁력을 입증한 그가 돌아오면서 마스터스 열기는 고조됐다.
마스터스에서 4차례 우승한 타이거 우즈(미국), 그리고 그린재킷을 3차례나 걸친 필 미컬슨(미국)의 부활도 맞물렸다.
마스터스만 제패하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하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도 18개월만에 PGA투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기지개를 켰다.
사연 많은 왕년의 스타 플레이어의 줄 이은 부활에 올해 마스터스는 어떤 해보다 흥미진진해졌다.
kh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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