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오르지 않으면 테메르 대통령과 러닝메이트 고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사상 최악의 침체 국면에 빠졌던 브라질 경제의 회생을 이끌면서 '경제대통령'으로 불리는 엔히키 메이렐리스 재무장관이 대선 출마를 위해 사임 의사를 밝혔다.
26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메이렐리스 장관은 다음 달 초 사임하고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이 속한 우파 정당 브라질민주운동(MDB)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메이렐리스 장관은 지난 주말 테메르 대통령을 만나 사임 의사를 밝히고 후임자를 추천했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6월까지 대선 행보를 계속하면서 여론의 반응을 살필 예정이며, 지지율이 만족할 만한 수준까지 오르지 않으면 테메르 대통령과 러닝메이트를 이루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렐리스는 지난 2002년 중부 고이아스 주에서 연방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그러나 2003년에 좌파 노동자당(PT) 정권을 출범시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의해 중앙은행 총재로 발탁되면서 의정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메이렐리스 장관은 페르난두 엔히키 카르도주 전 대통령(1995∼2002년 집권)에 비유된다.
우파 브라질사회민주당(PSDB) 소속 카르도주는 재무장관 시절 하이퍼 인플레를 해결하면서 단숨에 대선주자로 떠올랐고, 1994년 말 대선에 출마해 당선됐다. 카르도주는 1998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해 2002년까지 집권하면서 1980년대 중반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메이렐리스 장관의 지지율이 너무 낮다는 것이 대선 행보에 가장 큰 걸림돌이다.
지난주에 나온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의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에서 메이렐리스 장관의 호감도는 5%에 그쳤다. 테메르 대통령의 호감도도 4%에 불과해 두 사람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입소스의 이미지 조사는 투표의향을 직접 물은 것은 아니지만, 대선 경쟁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올해 대선 1차 투표일은 10월 7일이고, 여기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후보가 10월 28일 결선투표로 승부를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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