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스코 주 정부 현상금 내걸어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최근 이탈리아인 3명이 실종됐던 멕시코 서부 지역에서 영화전공 대학생 3명이 또 납치돼 현상금이 걸렸다.
26일(현지시간) 엘 우니베르살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멕시코 할리스코 주 정부는 일주일 전 납치됐던 대학생 3명의 행방을 찾기 위해 5만5천 달러(약 5천937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주 정부가 정보 제공자에게 현상금을 주기로 한 것은 영화업계 종사자들과 시민사회의 거센 항의에 따른 조치다.
제90회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기예르모 델 토로와 알폰소 쿠아론를 비롯한 영화감독 등은 납치 대학생들의 무사귀환을 위해 당국의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대학생 3명은 지난 19일 할리스코 주도인 과달라하라 시 교외에서 학교 과제물인 영화 촬영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납치됐다.
이들이 다니는 대학교 측이 배포한 전단에는 무장 괴한들이 대학생들을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에 강제로 태웠다고 적혀 있다.
앞서 이탈리아 국적의 라파엘 루소(60)와 그의 아들 안토니오(25), 조카 빈센조 시미노(29) 등 3명은 지난 1월 할리스코 주 테카리틀란 시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에 연행된 뒤 아직 행방이 묘연하다.
이후 멕시코 현직 경찰 4명이 이들을 범죄단체에 넘겨준 혐의로 체포되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자국민들에게 할리스코 주에서 마약범죄 조직의 폭력이 활개를 치고 있다며 여행금지 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멕시코는 마약 관련 범죄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하다. 지난해에만 1997년부터 통계가 작성된 이후 가장 많은 2만5천339명이 피살됐다. 이 중 4분의 3이 마약조직의 범죄와 연관된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에서는 평소에도 경찰 복장을 한 범죄자들의 납치가 자주 발생하고 있고, 노상에서 강도를 당해도 주변 사람들이 보복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주지 않은 일이 허다하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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