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이중스파이 독살시도' 사건과 관련한 서방과 러시아의 갈등이 축구 월드컵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이슬란드 정치지도자들은 오는 6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에 보이콧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아이슬란드 외교부는 "아이슬란드 지도자들은 이번 여름 러시아 월드컵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영국에 망명한 러시아 출신 이중간첩 독살시도 사건과 연루됐다는 의혹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아이슬란드 외교부는 "아이슬란드는 러시아 당국과의 모든 고위 양자 대화를 잠정 연기하기로 했으며 이에 따라 월드컵에도 불참한다"고 설명했다.
아이슬란드는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 크로아티아, 나이지리아와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앞서 폴란드의 안드레이 두다 대통령도 러시아 월드컵 개회식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다른 국제인권단체 등도 러시아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면서 월드컵 흥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중스파이 독살시도뿐만 아니라 시리아 반군 지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 등으로 국제사회의 반감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최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기고를 통해 러시아와 시리아가 동구타에 대한 공습을 중지하지 않을 경우 러시아 월드컵 이미지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은 서방이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항의해 대거 불참, 사실상 반쪽 대회가 되고 말았다.
영국 솔즈베리에서는 지난 4일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66)과 그의 딸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했다. EU와 미국 등도 이에 대한 지지로 스파이를 포함해 러시아 외교관 100여명을 추방했다.
러시아도 영국 외교관 23명을 맞추방하는 등 러시아와 서방의 갈등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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