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브라운 판결' 주인공 흑인소녀, 76세로 잠들다

1954년 '브라운 판결' 주인공 흑인소녀, 76세로 잠들다
미 대법원 '인종분리 교육 위헌' 판결 주역, 린다 브라운 별세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1954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공립학교의 인종 분리 정책은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도록 한 흑인 소녀가 76세를 일기로 숨졌다.
AP통신은 '브라운 판결'의 주역 린다 브라운이 25일 오후(현지시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여동생이자 '브라운재단'의 창립회장인 셰릴 브라운 헨더슨은 린다 브라운의 사망 사실을 확인했다.
1951년 캔자스주 토피카에 살았던 린다 브라운의 부친 올리버는 8살짜리 딸을 집 근처에 있는 섬너 초등학교에 보내고자 했다. 그러나 백인 학생들만 받았던 학교 측은 피부색을 이유로 그의 입학을 거부했다.
올리버는 시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델라웨어, 버지니아, 사우스캐롤라이나 등에서도 비슷한 소송이 잇따랐다.
1954년 5월 17일 대법원은 만장일치로 아동 흑백분리교육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역사적인 '브라운 대 토피카 교육위원회' 판결이다.
대법원은 흑인 아동을 거부하는 것이 법의 평등한 보호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제14조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당시 대법원장 얼 워런은 "공교육에서 '분리하되 평등하면 된다'는 원칙은 더 이상 존재할 여지가 없다"며 "분리교육시설은 본질적으로 불공평하다"라고 밝혔다.
기존의 공고했던 '분리하되 평등하면 된다'는 논리를 허물고 '분리하면 무조건 불평등'이라는 법리를 제시한 이 판결은 공공시설에서 인종의 벽을 허무는 민권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캔자스주의 데일 데니스 교육위원회 부위원장은 "브라운의 업적은 캔자스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토피카의 애니 쿠너(민주) 하원의원은 "옳은 것을 지지한 브라운 가족의 가족에게 감사한다"며 "전 세계에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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