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요원 집단추방은 '우리 영토서 스파이짓 말라' 메시지

입력 2018-03-27 09:47  

러 정보요원 집단추방은 '우리 영토서 스파이짓 말라' 메시지
BBC "러시아의 맞추방 모두 예견…하지만 러시아 스파이가 더 많아"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 "러시아에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해외에서 비밀정보를 캐내고 은밀한 작전을 수행하는 러시아 정보기관들의 능력에 상당한 타격을 주려는 게 목표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6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16개국과 미국, 캐나다, 우크라이나 등 세계 23개국이 자국 주재 러시아 외교공관에 등록된 스파이들로 의심되는 외교관 약 120명을 추방한 배경을 이렇게 분석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동맹들의 대응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 집단 추방"이라고 환영하고 "러시아가 국제법을 무시할 수 없다는 강력한 신호"라고 강조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지난 4일 영국에서 발생한 전직 러시아 스파이 출신 세르게이 스크리팔(65) 독살 기도 사건의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을 추방한 대응에 동참해줄 것을 동맹들에 호소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5일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영국 영토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유럽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BBC는 추방된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 규모뿐만 아니라 미국 시애틀의 러시아 총영사관 폐쇄도 중요한 조치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애틀 총영사관이 미 해군의 잠수함 기지와 미 방산업체인 보잉사의 최대 사업장과 지근거리에 있다면서 정보기관 요원들의 근거지일 뿐만 아니라 통신감청장비를 두는 근거지로서 활용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파이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BBC는 이번 집단 추방의 영향이 신냉전시대인 1971년 9월 영국이 스파이 활동과 연계된 옛 소련 관리들 105명을 추방했던 과거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당시 동맹들은 영국의 행동에 동참하지 않았다.
BBC는 사이버공간을 그 이유로 들고 러시아가 사이버 요원들을 통해 비밀정보를 훔치고 비(非)기밀자료들을 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사이버공간은 러시아가 자국 정보기관 요원들을 추방한 국가들을 반격할 길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아마도 러시아가 비밀을 훔치는 것은 물론 온라인을 겨냥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BBC는 "러시아가 맞추방으로 대응하리라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심지어 미국을 포함해 (러시아 정보요원을 추방한) 국가 대부분은 러시아가 자국 영토들에 둔 스파이들보다 적은 인원의 스파이들을 러시아에 둔 것으로 여겨지는 게진실"이라고 덧붙였다.
또 러시아가 이번에 추방된 이들을 대체하는 새로운 스파이들을 보낼 것이라고도 했다.
따라서 BBC는 러시아 정보기관 요원들을 대거 추방한 데다 국제적 공조로 표현된 대응이 해외에서 스파이들을 이용해 스크리팔 독살 기도 같은 행위들을 감행하지못하게 러시아를 억지할 것이라는 게 이번 집단 추방의 희망일 것이라고 봤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