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주주총회 끝으로 경영 일선서 물러나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CJ그룹 이채욱 부회장이 명예롭게 퇴진했다.
이 부회장은 총수 공백기 CJ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해낸 샐러리맨 출신 최고경영자(CEO)로, 27일 CJ㈜ 주주총회를 끝으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CJ㈜는 이날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손경식 회장을 재선임하고 김홍기 총괄부사장과 최은석 부사장을 신규 선임했다.
이날 마지막으로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주들 앞에 섰던 이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퇴진하고 부회장직만 유지한다.
이 부회장은 주총 후 "나는 행운아였고 앞만 보고 달려온 세대"라며 "앞으로 우리 경제, 기업이 많은 발전 있을 수 있게 많은 도움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재현 회장은 경영을 잘하시는 분으로 건강 때문에 공백이 있었지만 이제 모두 회복하고 경영에 매진할 것"이라며 "지난 5년간 많은 은덕을 입었고 마지막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 자라 대기업 CEO 자리까지 오른 '성공신화'를 쓴 인물이다.
그는 1946년 경북 상주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5남 2녀의 장남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집안일을 도맡아 했고 4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영남대 법대에 진학했다.
1972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해외사업본부장, 삼성GE의료기기 사장 등을 지내고 GE코리아 회장, GE헬스케어 아시아성장시장 총괄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13년 CJ대한통운 대표이사로 CJ에 영입돼 2014년부터 지주사인 CJ㈜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왔다.
이 부회장은 총수인 이재현 회장이 2013년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된 이후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과 함께 비상경영위원회에 포함됐으며 CJ그룹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폐 질환이 있는 이 부회장은 수차례 퇴진 의사를 밝혀왔으나 이 회장 등의 만류로 계속 책임을 다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이 경영에 공식 복귀하고 CJ그룹 경영이 정상화되면서 그는 임무를 완수하고 아름답게 퇴장하는 셈이 됐다.
CJ그룹은 올해 해외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주총에서 "기존에 진출한 지역은 역량을 집중해 성과를 창출해나가고, 신흥국 등 신시장으로의 진출 또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일류 수준의 사업경쟁력을 기반으로 전 사업부문에서 독보적 1등 지위를 확보해 나가겠다"며 "산업 생태계 조성과 공유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을 통해 전 세계인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는 CJ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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