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뉴스) 정빛나 기자 = 쌀밥이 당뇨병 예방과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분당제생병원과 함께 임상시험을 실시했더니 쌀밥이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증후군을 예방하고, 건강 증진에 좋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임상시험은 건강한 성인 대상과 당뇨전단계(공복혈당치가 140㎎/㎗ 이상을 나타내는 사람으로서 당뇨병 약은 먹지 않는 일반인) 대상으로 각각 나눠 진행됐다.
농진청은 먼저 건강한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2일 간격으로 4회씩 빵과 쌀밥을 동일한 열량으로 순차적으로 제공한 뒤 혈당농도 변화를 관찰한 결과 식후 60분이 된 시점에 혈당농도가 빵은 15.6%, 쌀밥은 5.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혈당이 빨리 감소한다는 것은 그만큼 배고픔을 더 빨리 느끼게 된다는 의미다.
만성질환의 원인이 되는 인슐린 분비량도 빵이 쌀밥보다 더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뇨전단계 2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두번째 시험에서는 쌀밥을 먹은 실험 대상자들의 체중과 허리굴레가 각각 평균 800g과 0.4cm 감소했다.
빵을 먹은 경우에도 체중이 500g 감소했지만, 허리둘레는 오히려 평균 1.9cm 증가했다.
임상 기간 균형적인 쌀밥 식단으로 체중이 최대 11㎏, 체지방은 42%가 감소한 대상자도 있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임상시험에 이용된 쌀은 농진청이 개발한 쌀 품종 '삼광'이다. 빵은 시중에서 유통되는 모닝빵과 식빵이다.
농진청은 이번 시험으로 하루 세끼 조절된 식단으로 쌀밥을 정량 섭취한다면 현대인의 대사증후군 유발을 억제하고 예방할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쌀 용도 다양화와 소비 확대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쌀 가공식품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 4조4천억 원으로, 가공용 쌀 소비량은 2005년 32만t에서 지난해 71만t으로 급증했다.
가공용 쌀 시장의 성장은 매년 과잉생산과 일반 쌀 소비량 감소로 발생하는 재고 문제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규성 농진청 차장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대사증후군 예방용 쌀 가공산업이 획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쌀 효능 규명 연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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