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부상으로 수비수에서 골키퍼로 전향…대표팀 주전 수문장 낙점
"14년 골문 지킨 (김)정미 언니 대신해 월드컵 출전 티켓 따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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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실업팀 입단 후 수비수에서 골키퍼로 전향. A매치(국가대표팀간 경기) 출전은 5경기'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 대표팀의 주전 수문장으로 낙점을 받은 윤영글(31·한국수력원자력)의 경력이다.
윤영글은 다음 달 요르단에서 열리는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을 대비하는 여자대표팀의 주전 골키퍼이다. 아시안컵 본선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월드컵 출전권이 걸려있는 대회이다.
특히 지난 2003년부터 지난해 12월 동아시아축구연맹 E-1 챔피언십까지 14년간 여자대표팀 부동의 골키퍼였던 김정미(34·인천현대제철)를 제치고 골문을 지키기 때문에 윤영글의 어깨가 무겁다.
윤영글은 "(김)정미 언니가 10년 넘게 지켜왔던 대표팀의 수문장을 맡았기 때문에 '잘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이 되지만 언니의 뒤를 이어 골문을 잘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수비수로 실업팀에 입단한 후 골키퍼로 전향해 대표팀의 골키퍼 장갑을 끼게 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서울시청 소속이던 2009년 무릎 부상으로 수비수로 뛸 수 없게 되자 골키퍼로 전향하라는 권유를 받고 어쩔 수 없이 포지션 변경을 했다.
미드필더와 중앙수비수 등 필드 플레이어로 활약한 그로서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골키퍼로서 기본기가 부족하다 보니 전향 초기에는 실점을 많이 해 마음고생을 했다.
늦게 시작한 골키퍼지만 타고 난 순발력과 필드 플레이어로서의 발기술, 경기 운영능력까지 장점으로 작용하면서 여자실업축구 WK리그에서 주목받는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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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 7년 차였던 2015년 3월 9일 키프로스컵 국제대회에서 스코틀랜드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그는 이어 지난달 알가르베컵 국제대회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A매치 113경기에 출전한 베테랑 김정미가 소집 대상에서 빠지면서 대표팀 주전 골키퍼 자리를 꿰차게 된 것이다.
그는 알가르베컵 3경기에 선발 출전해 모두 풀타임으로 대표팀 골문을 지켰다.
여자월드컵 출전권을 다투는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주전 골키퍼로 나서는 윤영글의 1차 목표는 첫 상대인 호주전에서 실점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호주와 첫 경기에서 이겨야 조 2위까지 주는 여자월드컵 직행 티켓을 딸 수 있다. 호주전에서 무실점하는 게 첫 목표"라면서 "호주를 잡으면 일본과 2차전, 베트남과 3차전도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가 전체 소집 선수 중 나이가 가장 많은 맏언니인 만큼 후배들을 잘 이끌어 반드시 여자월드컵 출전권을 딸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 "프랑스 여자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서 대표팀의 골문을 지키는 장면을 상상하며 어려운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고 전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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