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 쇼핑몰 화재 참사 질타…"범죄적인 태만이 사고 불러"

입력 2018-03-27 17:00  

푸틴, 러 쇼핑몰 화재 참사 질타…"범죄적인 태만이 사고 불러"
현지 언론 "64명 사망자 가운데 41명이 어린이"…유족 1천여명 항의 시위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케메로보 쇼핑몰 화재 참사가 인재(人災)라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화재 현장을 전격 방문해 당국자들의 태만을 강하게 질타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64명의 사고 희생자 가운데 40명 이상이 어린이로 밝혀져 분노가 커지고 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참사 사흘째인 27일 이른 아침(현지시간) 케메로보에 도착해 곧바로 화재 현장으로 갔다.
푸틴은 먼저 희생자들의 사진, 꽃, 장난감 등이 쌓인 추모대에 장미를 바치며 헌화한 뒤 불탄 쇼핑몰 건물 외부를 둘러보고 곧바로 주 정부 청사에서 열린 화재 피해 수습 대책위원회에 참석했다.



푸틴은 회의를 시작하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 전장도 아니고 탄광 가스 폭발 사고도 아니다. 어린이를 포함해 사람들이 쉬러 나온 것이다. 우리가 인구 정책에 관해 얘기하면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잃었다"고 지적한 뒤 "범죄적인 태만과 대충대충 일하는 습성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특히 2년 동안이나 해당 쇼핑몰에 대해 안전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데 대해 분노를 표시하며 연방수사위원회 위원장 알렉산드르 바스트리킨에게 참사를 부른 모든 공무원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다.
수사당국 조사 결과 화재 일주일 전부터 쇼핑몰의 화재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고 있었지만 수리하지 않았으며 쇼핑몰을 지키는 사설 경비업체 직원은 사고 당일 화재 발생 신고를 접수하고도 방문객들에게 대피를 알리는 방송 시스템을 꺼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또 방문객들이 많이 있었던 쇼핑몰 내 영화관 출입문과 건물 비상탈출구 문 등이 화재 당시 모두 잠겨 있어 피해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푸틴 대통령은 회의 뒤 시내 주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사고 희생자 가족 및 친인척들과도 만나 "철저히 조사해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자들을 처벌하겠다"고 약속하고 "모든 책임자가 처벌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말라"고 위로했다.
사고 희생자 유족 1천여 명은 이날 오전 주정부 청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며 정확한 사망자 수 등의 진상 공개를 요구하고, 화재 초기 너무 적은 수의 소방관들이 출동해 초동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부패가 사람을 죽인다', '실제 사망자가 몇 명이냐' 등의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진실', '사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현지에선 온라인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실제 사망자가 수백 명에 이르며 언론에는 정확한 사망자 수를 보도하지 말라는 지시가 내려졌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당국은 현재까지 화재 참사 사망자가 64명, 부상자가 53명이라고 밝힌 상태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사망자 가운데 41명이 어린이라고 전했다.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가 시신 확인을 원하는 유족들에게 정보 유출 금지 각서 서명을 요구한 것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
당국은 유족들에게 사망자 수, 시신 상태 등에 대해 자신들이 본 것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도록 요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비상사태부는 각서 서명 요구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허위 정보 확산을 차단하기위한 의례적 조치라고 해명했다.
케메로보 주정부는 27~29일을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고 관내 모든 문화·오락행사를 중단했다.
앞서 지난 25일 낮 케메로보 시내의 4층짜리 쇼핑몰 '겨울 체리'에서 불이 났으며, 이로인해 쇼핑몰 3개 영화 상영관 가운데 2개가 아래층으로 무너져 내렸다.
4층의 영화관 혹은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시작된 불은 순식간에 주변으로 번졌고 3층까지 확산했다.
불이 나자 소방관 230여 명과 소방차 50여 대가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미처 대피하지 못한 일부 방문객은 불길을 피해 3층과 4층에서 지상으로 뛰어내리기도 했다.
불은 19시간 만인 26일 오전에야 간신히 잡혔다.
당국은 화재 원인으로 어린이의 실수에 의한 방화, 전선 합선 등 여러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cjyo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