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아랍동맹군은 25일(현지시간) 예멘 반군 후티가 사우디 수도 리야드 등을 겨냥해 무더기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의 배후가 이란이라고 지목했다.
아랍동맹군의 대변인인 사우디군의 투르키 알말리키 대령은 26일 밤 연 기자회견에서 "후티의 탄도미사일 파편을 과학적으로 조사한 결과 이란 테헤란 부근으로 특정되는 무기의 부품이 발견됐다"면서 "이란 정권이 후티에 정교한 무기와 탄도미사일을 공급해 중동의 안정을 해친다"고 비난했다.
예멘 반군은 사우디가 예멘 내전에 개입한 지 3주년이 되는 25일 밤 리야드 킹칼리드 국제공항 등 공항 4곳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리야드에서 파편에 맞은 이집트인 1명이 숨졌다.
사우디군은 패트리엇 미사일로 리야드 북서부 상공을 비롯해 지잔, 나르잔 등 예멘과 맞닿은 국경지대에서 탄도미사일 7발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혔다.
알말리키 대령은 그러면서 "아랍동맹군은 적절한 때와 장소에 이란에 대응할 권한이 있다"면서 보복 대응을 경고했다. 사우디는 예멘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이란의 자국에 대한 군사 행위로 인식하는 셈이다.
이 기자회견에서 리야드에 떨어진 탄도미사일 파편이 공개되기도 했다.
알말리키 대령은 "사우디를 공격한 탄도미사일은 긴장을 고조하는 심각한 행위이며 중동,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라면서 "이란 정권은 후티에 미사일을 밀반입하는 적대적 행위로 혼돈을 확산하고 안전을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난 3년간 예멘 반군이 10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집계했다.
사우디와 미국은 거듭 예멘 반군의 탄도미사일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지만, 이란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한다.
예멘 반군은 옛 소련제 크루즈 미사일을 개조해 탄도미사일을 자체 개발했다고 주장한다.
사우디군의 발표에 대해 아미르 압돌라이언 이란 의회 외교위원회 사무총장은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예멘 침공이 시작된 정확히 3년 전 사우디 외무장관은 제다에서 나에게 '3주도 안걸려 안사르알라(후티)가 파괴될 것'이라고 장담했는데 4년째 접어들고 있다"면서 "사우디는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란 현지언론들은 사우디의 주장대로 패트리엇 미사일이 후티의 탄도미사일을 모두 격추하지 못하고 오작동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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